세계일보

검색

[데스크의눈] GMO, 재앙인가 축복인가

관련이슈 데스크의 눈

입력 : 2016-08-24 22:37:02 수정 : 2016-08-24 22:37:0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막연한 불안 씻고 식량난 대비 개발 필요 환경단체와 농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유전자변형작물(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위적으로 특정 유전자를 조작한 작물을 장기간 섭취하면 암이나 기형아 출산 등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GMO 반대 측은 농업과 생태계 파괴가 필연적으로 뒤따르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한다.

벼, 밀과 함께 인류의 3대 주식 곡물인 옥수수의 조상 ‘테오신테’(teosinte)는 먹을 수 없는 잡초였다. 인류가 수천년 전 이 야생식물을 채집해 이용하는 과정에서 돌연변이를 일으켰다. 이어 영양분이나 다수확성 등 인간에게 좋은 ‘형질’을 가질 수 있도록 육종(育種)해 오늘의 옥수수가 됐다는 것이 유력한 학설이다. 이렇게 인류는 자연계에서 우수 품종을 선발하고 교배를 거쳐 보다 나은 형질을 가진 작물을 확보한다. 전통 육종은 필요한 유전자 하나를 얻기 위해 교배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많은 유전자가 도입된다. 이런 품종에는 거부감이 없으면서 한두 개 유전자를 도입한 GMO를 혐오하는 것은 난센스다. 전통 육종이나 유전자변형기술 모두 유용한 유전 형질을 재조합해 우수한 형질의 작물을 만드는 방법이다. 전통 육종은 소요기간이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고 원하지 않는 형질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에 유전자변형기술은 1∼5년으로 비교적 짧고, 다양한 유용 형질을 종의 장벽을 넘어서 이용할 수 있다.

박찬준 경제부 부장
GMO를 섭취해도 인간과 동물이 해를 봤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없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견해다. 오히려 GMO 활용기술은 당뇨병 환자에게 희망이 된 ‘GMO 인슐린’처럼 의학과 식품 등 다양한 산업에서 쓰인다. 노벨상 수상자 108명은 지난 6월 GMO의 안전성을 강조하면서 ‘그린피스’의 GMO반대운동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최근 미국과학한림원(NAS)은 1996년 GM작물이 상업화한 이래 지난 20년간 GM농산물이 안전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1995∼2014년 생명공학작물 덕분에 수확량 22% 증가, 농약사용 37% 감소, 농가수익 68% 증가 등 혜택이 발생했다는 글로벌 메타분석도 있다. GMO의 개발·생산·유통 등 모든 단계에서 안전성 확보를 위해 심사·평가·관리를 한다. 막연한 불안을 씻어내기 위함이다.

유엔은 2050년 세계 인구가 100억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농업경작지는 도시화·산업화 등으로 매년 줄어들고 지구온난화에 따른 가뭄과 홍수 등으로 식량공급이 불안정하다. 고온, 저온, 홍수, 가뭄, 병해충 등의 저항성이나 다수확성을 가진 GMO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농진청은 14개 작목 142종의 GMO를 개발 중이다. 눈에 좋은 베타카로틴을 생성하는 황금쌀, 황산화·항암·항염 효과가 있는 안토시아닌을 만드는 배추, 가뭄 저항성 감자·벼 등 다양하다.

세계로 눈을 돌려보자. 옥수수와 콩, 면화 등 GMO는 2014년 현재 28개국에서 1800만명의 농민에 의해 1억8100만㏊에 재배됐다.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약 18배다. 농업생명공학기술은 각국이 기술선도를 위해 경쟁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는 분야다. 중국은 최근 국영기업을 통해 세계 3위 종자기업 신젠타를 인수함으로써 GMO 개발·실용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런 국제적 흐름을 외면하고 농업생명공학기술 연구개발을 멈춘다면, 기술 종속국으로 전락하게 될 게 자명하다. 우리 농업의 난제 해결과 농업의 첨단산업화에 필요한 GMO 개발에 국가적 지원과 국민의 지지가 절실하다.

박찬준 경제부 부장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
  • 블랙핑크 로제 '여신의 볼하트'
  • 루셈블 현진 '강렬한 카리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