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세진 北 SLBM… 바닷속에 숨은 핵위협

바닷속 북 SLBM, 남한 전역 타격권 / 시험발사서 500㎞ 비행… 성공 평가

북한이 24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네 번째 시험발사 만에 이룬 결과로 사실상 SLBM 개발이 완성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5시30분쯤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SLBM 1발을 동해상으로 시험발사했다”며 “SLBM은 500㎞를 비행해 지난 수차례의 시험발사에 비해 기술적 진전을 보였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가 보도한 SLBM 발사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북한이 SLBM을 발사한 것은 한·미가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시작한 지 이틀 만이다. 이 SLBM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을 80㎞ 정도 침범한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 당시 SLBM은 정상 고도인 300∼400㎞보다 훨씬 높게 솟구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일 노동미사일 발사 때처럼 고각으로 발사된 것이다. 정상각도로 발사됐다면 사거리가 1000㎞ 이상 될 수 있었으며, 여기에 연료량까지 늘린다면 SLBM의 최대 사거리로 여겨지는 2500㎞까지도 충분히 보낼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한 전역은 물론 주일 미군기지와 괌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둘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SLBM은 고체연료를 사용했으며, 1단 및 2단 분리도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SLBM에 핵탄두 기폭장치를 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한 24일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대형 TV를 통해 관련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서울=AP연합뉴스

SLBM은 지상 사출, 수중 사출, 비행시험에 이어 잠수함에서 유도장치를 장착한 SLBM이 정확히 목표물을 맞히는 시험을 거쳐 실전배치된다. 올 들어 첫 시험발사였던 4월23일에는 물 밖으로 솟아올라 약 30㎞를 비행한 다음 공중폭발했다. 두 번째인 7월9일 발사 때는 SLBM이 점화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10여㎞ 상공에서 공중폭발한 것으로 추정됐다. 비행 거리는 10여㎞에 불과했다.

이를 근거로 그동안 우리 군은 북한이 SLBM의 수중 사출에서 점화까지의 ‘콜드 론치(cold launch)’ 기술은 어느 정도 확보했으나 비행기술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으로 봤다. 한·미 군당국이 북한의 SLBM 실전배치에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하지만 이번 시험발사 성공으로 이러한 평가는 달라질 수 있고, 1∼2년 내 실전배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예상보다 빠른 북한의 SLBM 발사 성공으로 북한의 핵 위협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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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후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하고 있는 중부전선 전방군단을 방문해 북한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의지를 밝히며 군사 대비 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는 이날 오전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북한의 SLBM 발사 대책을 논의했다. NSC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규정하고, 군사·외교적 대응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NSC는 이번 SLBM이 500㎞를 비행해 남한 전역이 타격권 안에 들어갔다는 점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이우승·박수찬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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