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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시선] 사드배치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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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14 21:06:48 수정 : 2017-04-11 13: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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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신형 탄도미사일 도발 쇼크
재앙 막을 길은 사드밖에 없어
김정은정권이 권력 세습 6년차에 접어들었다. 초기의 경륜 부족과 과격 무모함으로 ‘조기 강판’이 예상됐지만, 이를 불식하고 정치적 안정을 달성한 김정은에게 한층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야겠다. 권력 엘리트와 일반 주민의 이반(離反)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반대파를 가차없이 숙청하는 잔혹한 공포정치로 단기적으로는 ‘칼날 위의 안정’을 이룩하는 형세다. 신년사에서 밝혔듯, 김정은은 2017년을 핵·미사일 완성의 해로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지난 12일 시험발사된 신형 고체연료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은 대남 공격용임은 물론 미 본토 겨냥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위한 기술적 중간단계로 봐야 한다. 고각발사 후 고속으로 낙하하는 고폭발력의 신형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밖에 없으므로 하루빨리 그 배치를 마무리해야 한다. 그러나 사드 배치 필요성이 제기된 지 3년이 가까워 옴에도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사드 부지 당사자인 롯데가 중국의 눈치를 보며 국방부로의 부지 양도 결정을 미루고 있어 국가 안보 차원에서 중대한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홍관희 고려대 교수·북한학
지난해 북한의 4차와 5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와의 압박·제재 공조로 북한정권을 옥죄어 ‘레짐체인지’(정권교체)까지 내다보며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려던 한국의 시도는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정지로 물 건너갔다. 탄핵을 둘러싼 정치적 혼돈은 우리의 외교·안보역량을 반감시키고 있다. 우리 내분을 훤히 들여다보는 중국이 북한 제재에 열을 올릴 이유가 없을 것이다.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이나 ‘하나의 중국’ 지렛대를 두려워할 뿐이다.

북한은 지금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호전기를 맞고 있다. 중국은 한국 눈치 볼 것 없이 여유를 갖고 은밀한 대북 지원에 나서고 있다. 배급제도의 붕괴 후 ‘제2 고난의 행군’마저 거론되던 북한 주민의 생활고는 장마당의 증가로 일정 부분 해소되고 있다 한다. 장마당 수가 400여개로 급속히 증가한 가운데 북한 당국은 장마당을 민생 해결과 세금 수탈의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장마당이 거래와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된다면 중·장기적으로 민중봉기와 같은 정치적 급변을 기대해 볼 만하지만, 민주정치의 경험이 전무한 북한사회에서 ‘오렌지혁명’ 같은 정치변동은 기대난망이다.

문제는 김정은정권이 정치·경제적으로 안정된 채 현재 십수 개로 추정되는 핵무기 수를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60~100개로 늘여 나갈 때 우리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중대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북핵을 ‘임박한 위협’으로 진단하고 ‘군사력의 대대적인 재건’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국의 안보 차원에서 ‘코리아 시나리오’ 등 예방 선제타격을 포함하는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올리고 있다. 만약 한국 대선에서 사드 배치에 반대하며 동맹보다 민족공조를 강조하는 후보가 당선돼 한·미 간 균열이 생길 때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걱정이 앞선다. 어쩌면 미국은 한·미동맹의 위기를 직감하고 지상군 철수를 단행한 후 독자적으로 선제타격을 감행하거나 여의치 않으면 월남식 미·북 직접협상으로 급선회할지 모른다.

아베 총리의 방미로 미·일 정상은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결속을 과시했다. 미·일 결속이 주는 메시지는 북핵의 절대 불용과 미·중 군사대결시 공동대응에 대한 약속이다. 세계는 지금 기존의 패권국에 신흥 패권국이 도전할 때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이 21세기에 재현될지 불안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의 핵심 대외전략 참모인 스티브 배넌은 ‘5~10년 내 미·중 전쟁 발발’을 예상했다. 미국이 중국을 사실상의 주적으로 규정하고 준비태세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끝 모르는 이데올로기적 갈등과 내분에 휩싸여 한·미·일 3국 안보협력체제에 가담하지 못하면 장래를 기약하지 못하는 안보 대란에 직면할 수 있다.

홍관희 고려대 교수·북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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