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헌재 출석 우습게 여기는 안봉근·고영태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17-02-15 00:01:00 수정 : 2017-02-14 23:41:2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국정농단 사태 핵심 증인들의 헌법재판소 우롱이 도를 넘고 있다. ‘문고리 3인방’ 중 1명인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은 어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끝내 나오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5일과 19일에도 뚜렷한 사유를 밝히지 않고 증인 출석을 거부했다. 어제 탄핵심판 13차 변론에선 증인 4명 중 3명이 불참했다. 헌재는 불출석자들에 대한 증인 채택을 취소했다.

박 대통령 역시 두 차례나 헌재 출석 요구를 거부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는 물론이고 정호성 전 비서관도 어김없이 불출석한 전력이 있다. 이재만 전 비서관의 경우 헌재가 경찰에 소재 탐지까지 요청했으나 결국 출석요구서를 전달하지 못한 상태다. 무더기 증인 신청과 특검 소환조사 거부 등처럼 지연작전의 일환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최씨의 비리를 폭로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의 행태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고씨는 거주지 불명상태를 유지하면서 헌재의 증인출석 요구서 수령 자체를 거부해 왔다. 헌재가 고씨의 증인 출석이 점쳐진 형사법정에 직원들을 보내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지난해 말 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해 국회 청문회 출석 요구를 피했던 방식 그대로다. 고씨는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함께 최씨를 도운 핵심인물로 국정농단 전모 파악에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다. 그런데도 잠적 상태에서 특검과 연락 채널만 열어놓고선 헌재 출석을 피하고 있으니 떳떳하지 못하다. 태극기 집회 현장에서는 고씨도 형사처벌해야 한다는 구호가 나오고 있다.

헌재의 탄핵심판은 현직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짓는 국가 중대사다. 공정한 결정을 위해선 사실관계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그런 판국에 핵심 증인들이 줄줄이 증언을 거부한다면 진실 규명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증인의 헌재 출석을 담보할 수 있는 법제 정비가 시급하다. 물론 헌법재판소법 심판 규칙상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는 증인은 강제구인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불출석 사유서 제출에 대한 시한이 없다 보니 변론 개시를 바로 앞두고 사유서를 내더라도 실질적으로 구인영장을 발부하기가 쉽지 않다.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에 비해 형량이 낮은 불출석 증인에 대한 처벌 조항도 손질할 필요가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