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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가 김정남 암살 청탁”… 유언비어 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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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17 00:49:04 수정 : 2017-02-17 00: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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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독극물 살해를 두고 ‘유언비어 고질’이 어김없이 또 도졌다. 인터넷과 SNS에는 황당한 거짓 주장이 나돌기 시작했다. 인터넷 딴지일보 게시판에는 “김정남 피살 사건은 우리나라 보수 세력이 주도한 쇼”라는 글이 올랐다. “정부가 탄핵 국면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김정남을 살해하고 언론에 흘린 것”이라고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오늘의 유머’에는 “탄핵 기각을 위해 별수 다 쓰다 결국 김정은에게 김정남 암살을 청탁한 것”이라는 글도 올랐다. “처음에는 독침에 맞아 죽었다고 하더니 이제는 독 스프레이로 죽었다고 한다. 외신에는 크게 언급도 안 되는 것 보니 우리나라 수구들과 언론이 짜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황당한 글도 있다.

이런 식의 유언비어는 다시 쏟아지기 시작했다. 천안함 폭침, 세월호 침몰 때의 판박이다. 당시에도 미국 핵잠수함 충돌설, 정부 공작설 등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했다. 지금도 그것을 철석같이 믿고 유포하는 사람은 한둘이 아니다.

중국 관영매체는 이번 사건에 침묵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중국 매체 주변에서는 김정남 독살 음모론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의 소셜미디어인 샤커다오(俠客島)에는 그제 “한국이 일으켰을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는 글이 올랐다. 정세 분석을 가장해 국내 유언비어와 똑같은 내용을 늘어놓았다. 북한을 거드는 내용이다. 우리 내부에 ‘김정남 독살 배후에 우리 정부가 있다’는 식의 얼토당토않은 거짓이 난무한다면 북한과 중국이 이용하려 할 것은 너무도 빤한 일이다. 북한이 “남한이 저지른 일”이라고 덮어씌울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안보 상황은 엄혹하다. 거짓이나 퍼뜨리며 안보 위기의 격랑을 헤쳐갈 수는 없다.

우리 사회는 유언비어에 멍든 지 오래다. 최근에는 가짜뉴스까지 판친다. 그 결과 건강한 국민의식은 마비되고, 국론은 증오로 갈가리 찢기고 있다. 유언비어는 사회를 병들게 하는 독버섯이다.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정부는 더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하며, 인터넷 사이트는 자정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언비어를 배격하는 건강한 시민정신을 갖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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