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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지사는 초선 의원 시절부터 ‘홍 총재’로 불렸다. 언행이 거침없고 ‘리더’처럼 굴었다. 나이 많은 중진에게 간혹 ‘반말투’로 말해 욕도 먹었다. 이명박(MB) 대통령 집권 첫해인 2008년 5월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됐다. MB와 가까운 사이여서 실세로 떠올랐다. 당시 ‘고소영(고대·소망교회·영남)’ 소리를 듣던 초대 내각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후속 인사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청와대는 함구했으나 당에서 하마평이 쏟아졌다. 진원지는 홍 지사. 청와대에서 불호령이 떨어졌다. “인사는 니가 하냐, 내가 하지.” MB가 홍 지사를 직접 질책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홍 지사는 ‘저격수’란 별명답게 입담이 세고 언론에 주목받는 방법도 잘 안다. 안상수 대표 체제가 출범한 2010년 7월. 홍 지사는 같은 최고위원이지만 지도부에 처음 들어온 나경원 의원에게 ‘팁’을 귀띔했다고 한다. “내가 하는 대로만 따라 해라. 그러면 기사가 난다”는 것. 2012년 지사가 된 뒤 진주의료원 폐쇄,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강행했다. 2015년 1월 대선 출마를 시사하고 두 달 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무상급식 토론을 벌였다. 보수 아이콘을 겨냥한 행보들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정당 대선주자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빼면 자유한국당 인사들은 모두 조사대상에도 못 오른다. 그가 불출마한다면 보수 진영은 ‘플랜B’도 없어져 속수무책이다. ‘성완종 리스트’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홍 지사가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메시지 전달과 이슈 파이팅 능력이 뛰어나다”며 보수 경쟁의 중요 변수라고 평했다. “문재인과 각 세우며 보수층을 결집할 수 있는 후보”라는 것이다.

하지만 홍 지사는 출마부터 제약조건이 적잖다. 한국당 당원권이 정지돼 있고 대법원 판결도 남아 있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와 황 대행 거취도 지켜봐야 한다. 홍 지사는 최근 측근들에게 “황 대행이 출마할 수 있겠느냐.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같이 나설 수 없는 ‘제로섬’ 관계다. 본선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도 걸림돌이다.

허범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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