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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곰상 품은 김민희 “홍상수 감독 존경하고 사랑”

입력 : 2017-02-20 01:07:08 수정 : 2017-02-20 01: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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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 “이 영화가 누군가에겐 깊은 울림을 안겨줄 겁니다. 저는 별빛 같은 환희를 맛보았습니다.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 주신 홍상수 감독님과 스태프 여러분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 감독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배우 김민희(35)가 18일(현지시간) 열린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홍상수 감독의 신작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은곰상)을 수상한 김민희가 18일(현지시간) 시상식을 마친 뒤 홍상수 감독과 함께 다정한 모습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검은색 민소매 드레스 차림의 김민희가 ‘매우 가까운 관계’를 입증이라도 하듯 홍 감독이 건넨 재킷을 입어 눈길을 끈다.
베를린=AFP연합뉴스
한국 여배우가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를린, 베니스)의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2007년 전도연이 칸영화제에서 ‘밀양’으로 수상한 이후 10년 만이다. 30년 전 1987년 강수연이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이로써 한국 영화는 세계 3대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모두 한 차례씩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배우 김민희(왼쪽)와 홍상수 감독이 18일(현지시간)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폐막 행사 레드카펫을 밟았다. 홍 감독은 자신의 19번째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장편 공식경쟁 부문에 뽑혀 주연 배우인 김민희와 함께 베를린을 찾았다.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불륜 논란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큰 관심을 끌었다.
베를린=AP연합뉴스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유부남 영화감독과 불륜에 빠진 여배우 ‘영희’로 나온다. 영화 속 영희는 독일 함부르크 여행을 다녀온 뒤 강릉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사랑에 대해 고민한다.

잡지와 CF 모델로 먼저 얼굴을 알린 김민희는 1999년 드라마 ‘학교 2’를 통해 데뷔했다. 2002년 드라마 ‘순수의 시대’에서 첫 주연을 낚았지만 이후로 줄곧 ‘연기를 못한다’는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절차탁마 끝에 2012년 변영주 감독의 ‘화차’에서 감정선을 잡기 어렵다는 여주인공 ‘경선’의 캐릭터를 능히 풀어내면서 비로소 ‘실력’을 인정받아 배우로 거듭났다.

김민희는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서 막대한 부를 상속받은 아가씨 히데코를 열연해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칸의 초청작에 오를 때만 해도 여우주연상 수상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기도 했다. 김민희는 당시 “신인 시절에는 연기하면서 제대로 즐기지를 못해 적응하는 데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며 “‘굿바이 솔로’(2006) 때부터 촬영현장이 조금씩 즐겁게 느껴졌고, 나름대로 꽤 오랫동안 연기에 공을 들였다”고 털어놓았다.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김민희가 18일(현지시간)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은곰 트로피를 앞에 두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 영화제 역사상 한국 여배우가 본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베를린=AP연합뉴스
김민희는 한국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되었지만, 아직 풀지 못한 숙제가 있다. 2015년 9월 개봉한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촬영할 때 첫 호흡을 맞춘 홍 감독과의 불륜설이다. 22살 차이의 감독과 여배우의 불륜설은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다. 두 사람은 여태껏 국내 공식 석상에는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다가 이번 베를린영화제에 동반 참석했다.

홍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김민희와 나는 매우 가까운 관계”(I have close relationship with her)라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3월 국내 개봉에 앞서 홍 감독과 김민희가 언론과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지도 관심사다. 대개 감독과 배우는 개봉에 맞춰 언론과 인터뷰를 갖거나 무대 인사 등을 하지만,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개봉 때도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한 장면.
한국 영화와 베를린영화제의 인연은 깊다. 1961년 강대진 감독이 ‘마부’로 특별 은곰상을 타면서 시작됐다. 한동안 뜸했다가 장선우 감독이 1994년 ‘화엄경’으로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했다. 알프레드 바우어상은 ‘가장 혁신적인 영화’에 주는 상이다.

2004년에는 김기덕 감독이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받았다. 이듬해 임권택 감독이 해마다 중요 영화인들에게 수여하는 명예황금곰상의 영예를 안았다.

박찬욱 감독은 2007년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로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받은 데 이어 2011년에는 동생 박찬경과 함께 만든 ‘파란만장’으로 단편 경쟁부문 황금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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