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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동원하는 원정 걸인들…베이징은 머리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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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20 15:39:21 수정 : 2017-02-20 21: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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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지하철에서 자녀를 동원해 구걸하는 이들로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중국 인민망에 따르면 지하철에서 구걸하는 아이들 사진이 최근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이들이 간쑤(甘肅)성의 '거지마을' 출신이며, 부모가 아이를 동원하는 것도 모자라 승객이 돈을 줄 때까지 옷을 붙잡고 놔주지 않는다는 불만도 덩달아 확산됐다. 

실제로 거지마을은 12년 전 홍콩의 명보(明報) 등 외신들이 소개한 바 있다.

당시 외신에 따르면 간쑤성 민(岷)현 샤오자이(小寨)향의 주민 80% 이상은 구걸 경험이 있으며, 초등학생을 '주력군'으로 내세워 돈을 벌어오게 한다. 이를 위해 방학 동안 학생 10명 중 6명이 대도시로 나가고, 몇몇은 아예 학업을 포기한 채 거지로 살아가기도 한다. 거지마을은 이 보도로 붙은 별칭이다.

당시 샤오자이향 후룽(虎龍) 마을의 한 주민은 21인치 컬러 TV를 자랑스레 내놓으며 “아이가 구걸한 돈으로 샀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서 700위안(약 12만원)을 벌었다는 다른 주민은 구걸로 손자 학비를 대고 집안 살림을 유지하는데 충분하다고 전하고, 추수가 끝난 뒤 '원정'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 상하이 지하철에서 모녀로 보이는 걸인이 구걸하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최근 적발된 걸인들이 거지마을 출신이라고 주장한다는 소식에 해당 지역의 주민들은 “우리는 더 이상 구걸하지 않는다”며 펄쩍 뛰었다.

이 지역의 주민 리씨는 중국청년보에 “지난해에는 누구도 구걸하지 않았다”며 “샤오자이 출신이라는 이들은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때문에 우리는 늘 편견에 시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외지 걸인들이 '전초기지'로 삼는 곳은 베이징 창핑(昌平)구다.

심지어 이들 걸인은 일대에 집을 빌리고 날마다 오전 정해진 시각에 ‘출근’을 했다가 ‘퇴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창핑 구의 한 주민이 걸인들을 가리켜 “마치 공무원 같다”고 말할 정도다.

이들은 새 학기 시작과 함께 고향으로 떠났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전언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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