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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쁜놈 역할로 큰 사랑… "보아라 결국 악역이다"

입력 : 2017-02-20 21:13:51 수정 : 2017-02-21 09:4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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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서 간신 연기한 배우 김병철
“악한 행동을 통해 주인공에 대적하는, 그러면서도 충분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유를 가진 악역을 하고 싶다.”

지난달 종영한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공유, 김고은, 이동욱, 유인나 등 주연배우 못지않게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던 조연배우가 있다. 간신 박중헌 역을 맡아 드라마에서 유일한 악역으로 극의 몰입도를 올린 김병철(43)이다. 박중헌은 생전 악인(惡人)으로 살다가 죽어 악귀(惡鬼)가 된다. 900년을 망령으로 떠돌다 도깨비 신부(김고은 분)에게 나타나 도깨비 김신(공유 분)에게 복수를 시도하지만 결국 실패한다.

최근 세계일보 사옥에서 만난 김병철은 “나쁜 놈 연기를 잘해서 이렇게까지 사랑을 받을지 몰랐다”며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악역을 다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대부분 코믹한 면이 있는 역을 많이 했다. 박중헌이 첫 악역이다. 그래서 그런 유형의 악한 행동을 하는, 주인공에 대적하는, 그러면서도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있는, 공감할 수 있는 이유를 가진 악역을 하고 싶다.”

사진= 이제원 기자
김병철은 맡고 싶은 악역으로 희곡 ‘아마데우스’의 ‘살리에르’를 구체적인 예로 들었다. 천재 모차르트로 인해 질투심과 열등감에 빠진 살리에르는 괴로워하다 모차르트를 독살하지만 후회한다. 그러면서도 영화 ‘부산행’에서 김의성 배우가 연기했던 ‘용석’ 같은 역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부산행의 ‘용석’도 그 나름대로의 절실함이 있었다”며 “당시 인상 깊게 봤고 그런 악역도 좋다. 다양한 인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김병철은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2001년 연극 ‘세 자매’로 데뷔했다. 영화 30편, 드라마 8편, 연극 6편에 출연했지만 대부분 코믹한 역할을 맡았다. 악역은 이번 도깨비의 박중헌이 처음이다. 그는 “악역을 잘 연기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지난 설날에 큰댁에 갔는데 큰어머니께서 축하한다고 해주셨다. 그 전까지는 힘내라고 하셨는데 축하한다는 말은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도깨비’에서 박중헌 역을 맡은 배우 김병철(43)은 “나쁜 놈 연기를 잘해서 이렇게까지 사랑을 받을지 몰랐다”며 “또 악역을 맡아 연기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중헌 역으로 인해 곤혹을 겪기도 했다. 그는 “딸이 있는 스태프가 집에서 드라마를 모니터링하려고 해도 나 때문에 보지 못한다고 하소연을 했다”며 웃었다.

이응복 PD와 김은숙 작가와 함께한 것은 지난해 방영한 KBS2 ‘태양의 후예’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김병철은 “도깨비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이응복 PD와 김은숙 작가와 전작을 하게 되면서 인연이 됐다”며 “가능하면 두 분이 함께하는 작품에 또 출연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병철은 ‘태양의 후예’에서 유시진(송중기 분)의 부대를 이끄는 태백부대 대대장 박병수 역을 맡았다. 매서운 눈빛을 지닌 정의롭고 근엄한 카리스마 군인이면서 어딘가 모르게 허당스러운 매력이 있는 역이다. ‘파국이다’를 연발하며 등장만으로도 극도의 긴장감을 만들어냈던 박중헌 역과는 정반대다.

박중헌 역이 기존에 해오던 배역과 너무 달라 연기하기 어렵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오히려 반대”라며 “다른 역할을 해볼 수 있다는 것에 즐거움이나 기쁨이 있으니까, 그리고 연기자라면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은 건 당연하니까 재미있게 했다”고 답했다.

김병철은 박중헌을 연기할 때 ‘왜 이렇게까지 행동을 했을까’라는 점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중헌은 고려시대 신분체계에 대해 부당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근본적으로 넘을 수 없는 부분을 넘어서려고 했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면(신분 개혁)에서는 좋은데, 사람들을 죽이면서까지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가지려고 했던 것은 좋지 않다”며 “쉬운 선택을 한 것 같다. 요즘에도 그런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렇기 때문에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김병철은 드라마 OCN ‘터널’과 MBC ‘군주’ 촬영으로 쉴 틈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군주’에서는 ‘도깨비’에서 함께한 김소현과 다시 만난다.

그는 “드라마의 인기에 박중헌에 대한 관심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사랑을 받게 될지 몰랐다”며 “새로운 작품에서는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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