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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절반 “성폭력, 노출 심한 옷 입은 탓”

입력 : 2017-02-27 20:22:18 수정 : 2017-02-27 20: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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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2016 실태조사 ‘노출이 심한 옷을 입으면 성폭력을 당할 수 있다?’

우리나라 남성 2명 중 1명은 범죄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왜곡된 성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여성가족부가 전국 성인남녀 7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6년 전국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 응답자의 54.4%가 ‘성폭력은 노출이 심한 옷차림 때문에 일어난다’고 답했다. ‘여자들이 조심하면 성폭력을 줄일 수 있다’는 대답도 55.2%에 달했다. 남성의 절반은 키스나 애무를 성관계에 동의한 것(48.2%)으로 간주했고 술 취한 여자가 성폭행을 당했다면 피해자에게도 책임이 있다(40.1%)고 여겼다.

심지어 ‘수치심을 아는 여자는 강간신고를 하지 않는다’(35.6%)며 성범죄에 따른 고통을 피해자의 몫으로 여기거나 ‘성폭행당하는 것을 즐기는 여자도 있다’(8.7%)고 인식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질문에 대한 여성들의 찬성 비율도 제법 높았지만 대부분의 질문에서 남성이 가부장적이거나 왜곡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더 많았다. 여성은 10명 중 1명(11.8%)이 ‘남자는 성적으로 강해야 하고 성관계를 주도해야 한다’고 답한 반면 남성은 5명 중 1명(20.7%)이 이에 동의했다.


피해 사실을 숨기는 비율도 남성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성범죄 피해를 당한 남성 10명 중 1명은 “아무에게도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답한 반면 여성은 2명 중 1명이 피해 사실을 공개하고 가해자의 처벌을 요구했다.

성범죄 피해는 여성에게 집중 발생했다. 평생 한 번이라도 성추행, 강간(미수 포함) 등 신체적 성폭력을 경험한 여성의 비율은 21.3%에 달했으나 남성은 1.2%에 그쳤다.

여성에 대한 성범죄 가해자가 아는 사람인 경우가 많았다. 폭행·협박을 동반한 성추행(70.0)과 강간(77.7), 강간미수(60.1)는 가해자의 3분의 2 이상이 피해자의 지인이었다.

피해자들은 가해자 처벌 강화와 캠페인 및 홍보 강화, 방범용 폐쇄회로(CC)TV 설치 등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을 성범죄 예방을 위한 중요 과제로 꼽았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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