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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형의우주여행] 춘분날 낮밤길이 왜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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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16 21:13:23 수정 : 2017-04-11 16: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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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이달 20일… 낮이 8분 길어
해가 지평선 닿으면 움직임 느려져
오는 20일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로 알려진 춘분이다. 낮과 밤의 기준은 일출과 일몰 시각이다. 즉, 낮은 해가 지평선 위에 떠 있는 시간을 말한다. 춘분날 서울을 기준으로 해가 뜨는 시각은 오전 6시 36분이고, 해가 지는 시각은 오후 6시 44분이다. 이에 춘분날 낮의 길이는 12시간 8분으로 밤보다 길다. 실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은 춘분보다 며칠 빠른 17일이다.

춘분의 정확한 의미는 태양의 중심이 하늘의 적도와 만나는 날이다. 하늘의 적도는 정확히 동쪽에서부터 서쪽까지 180도의 반원을 이룬다. 지구의 공전으로 인해 태양은 황도라고 불리는 하늘의 길을 따라 별 사이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태양이 황도의 남쪽을 움직일 때가 겨울이고, 북쪽으로 올라와 있을 때가 여름이다. 겨우내 하늘의 남쪽에서 움직이던 해가 하늘의 북쪽으로 들어서는 날이 바로 춘분이다. 이날 이후 해가 뜨는 위치는 북쪽으로 조금씩 올라간다. 이런 의미에서 고대에는 많은 나라에서 춘분을 한해의 시작으로 여기기도 했다.

춘분에 태양이 있는 하늘의 지점을 춘분점이라고 부른다. 춘분점은 하늘의 그리니치 천문대로 불리기도 하는데, 천문학자들이 춘분점을 기준으로 별의 위치를 재기 때문이다. 춘분은 종교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날이다.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축제인 부활절이 춘분을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부활절은 춘분 이후 첫 번째 보름달이 뜬 다음 일요일이다. 올해는 춘분이 3월 20일이고, 4월 11일 화요일이 음력 15일이기에 4월 16일이 부활절이다. 춘분은 평년에 3월 21일이 많은데 올해처럼 20일인 경우도 있다.

춘분날 낮의 길이가 긴 원인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일출과 일몰 시각을 해의 중심이 아닌 가장 윗부분이 지평선에 닿는 순간을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해의 지름을 각도로 나타내면 약 0.5도이다. 해는 24시간 동안 약 360도를 움직이기에 1시간에 15도, 4분에 1도를 움직인다. 춘분날 해는 중심을 기준으로 동쪽 지평선에서 서쪽 지평선까지 180도를 움직이지만 가장자리를 기준으로 하면 해의 지름에 해당하는 0.5도 정도를 더 움직인다. 그러므로 춘분에는 낮이 밤보다 길 수밖에 없다. 태양이 0.5도를 더 움직이는 데 걸리는 시간은 2분 정도다. 그런데 실제로 춘분에는 12시간보다 8분 정도 낮이 더 길다.

해가 지평선에 닿을 때까지 속도와 지평선에 닿은 해가 완전히 사라질 때의 속도는 다르다. 지평선 아래로 사라질 때는 닿을 때보다 속도가 절반밖에 안 된다. 지름이 약 0.5도인 해가 지평선에 닿아서 아래로 넘어가는 데는 2분이면 충분하지만 실제로는 4분 정도나 걸린다. 왜 해는 지평선에 닿았을 때 움직임이 느려지는 것일까.

지평선 아래의 해는 대기의 굴절 효과로 인해 0.5도 정도 위로 떠올라 보인다. 따라서 해가 지평선 아래로 0.5도만큼 더 내려가야 우리는 해가 완전히 진 것을 알게 된다. 일출이나 일몰 시각도 이 효과를 고려해 실제 지평선보다 0.5도 정도 아래의 가상 지평선을 기준으로 계산해 발표한다. 일상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해가 실제로 ‘어디에 있느냐’가 아니라 ‘어디에서 보이느냐’이기 때문이다.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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