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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 종로에 설치된 가로등.
한국콘텐츠진흥원제공
멋진 야경에 밤거리 든든한 안전 지킴이 가로등. 우리와 함께한 세월이 한 세기를 넘긴 지 오래다. 1900년 4월10일 종로 네거리에 전기를 이용한 가로등이 처음 등장했다. 전차 정거장과 매표소 주변에 3개를 설치한 것. 빛이 귀하던 시절, 가로등은 경이로운 신세계였다. 생전 처음 보는 빛에 놀라 줄행랑을 쳤다거나 기절까지 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기록으로 남아 있다. 당시 전깃불은 원활치 않은 전력 때문에 자주 깜박거려 ‘도깨비불’ 또는, 잦은 정전에 ‘건달불’로 불렸다. 신기한 알불을 구경하기 위해 일부러 시골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해 제국신문 4월14일자에는 “밤마다 종로에 사람이 바다같이 모여 구경하는데 전차표 파는 장소를 보니 장안의 남자들이 아홉시가 지난 후에 문이 미어질 정도로 새문 밖에 갔다 오는 표를 주시오, 홍릉 갔다 오는 표를 주시오 하면서 다투어 가며 표를 사가지고 일없이 갔다 왔다 하니…”라며 진풍경을 전했다. 현재 서울시 노폭 12m 이상의 도로에 설치된 가로등은 27만여 개. 단순히 불만 밝히는 기능을 떠나 눈부신 진화를 하고 있다. 서울시는 8월부터 집중호우나 안개 등 기상여건을 레이더 센서가 파악해 가로등이 알아서 켜지고 꺼지는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소식이다. 이렇게 되면 전기도 절약하고 빛 공해까지 줄일 수 있다. 가로등의 미래는 더 밝다. 전기차 충전시설이나 5G 모바일 통신기지국 등 도시의 중추기능으로 우리 삶의 가치를 밝힐 날이 머지않다.

김규영 편집위원

△1970년 4월10일 그룹 비틀스 해체

△2002년 4월12일 국산 고속철 첫선

△1912년 4월14일 타이타닉호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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