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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면 마신 폭탄주 한 잔 가격이 600만원꼴이라는 자료가 발표된 적이 있다.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 5잔을 마신 후 전치 4주의 인명사고를 낼 경우 벌금 1000만원, 변호사 선임비용 500만원, 운전면허 재취득비용 100만원 등 비용을 따져보니 3000만원 이상이 든다는 것이다. 당시 돈이 아까워서라도 음주운전을 삼가야겠다는 말이 회자됐다.

어디 금전적 손해뿐인가.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 유명인은 음주운전 전력이 꼬리표처럼 붙어다닌다. 주요 고비마다 본인은 물론 주변을 괴롭힌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상대후보로부터 “음주운전 경력이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느냐”는 비난을 들었다. 2004년 음주운전 경력 탓이다. 요즘 14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사돈인 배병렬씨의 음주운전사고 논란이 뜨겁다. 당시 민정수석이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이 사실을 보고받고도 은폐했다는 것이다. 배씨 입장에서는 한순간의 음주운전이 대통령 사돈에 누를 끼친 데 이어 사돈의 막역한 동지였던 문 후보의 대선가도에 암초로 등장하고 있는 꼴이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연예인들은 음주운전 후 거짓 언행으로 곤욕을 치른다. 개그맨 이창명은 지난해 3월 술에 취한 채 운전하다 보행신호기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뺑소니쳤다. “몸이 아파 치료를 받으러 간 것”이라고 둘러댔다. 조사 결과 거짓말이 들통 나 방송계 퇴출 위기에 몰렸다. 최근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면허정지처분을 받은 가수 김현중은 소속사가 그를 두둔하기 위해 “1㎞도 운전하지 않았다”고 해명해 화를 키웠다. 차를 몰고 귀가 중인 장면이 폐쇄회로(CC)TV로 드러나 팬들의 시선이 싸늘해졌다.

앞으로 소주 한 잔만 마시고 운전해도 처벌하는 등 음주운전 처분 기준이 강화된다고 한다. 하루에 1.6명꼴로 목숨을 잃는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다. 한순간의 음주운전으로 패가망신한 사례는 우리 주변에 흔하다. 음주운전에는 완전범죄란 없다. 설사 만취로 필름이 끊겼다 해도 CCTV는 지난 밤의 일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박태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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