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충남 서부지역은 가뭄피해가 심각하다. 밭작물이 타들어가고 염도가 높아진 간척지에서는 모내기를 포기하는 농민이 속출하고 있다. 충남의 올해 강수량은 143.4㎜로 평년의 60% 수준이다.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과 용담댐, 대청댐의 저수율은 각각 10.9%, 40.4%, 56.6%에 불과하다. 당진 대호호의 저수율은 34.6%로 지난해 같은 기간 85.1%에 비해 현저히 낮다. 대산임해산업지역 등 공업단지들도 용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계속된 가뭄으로 22일 충북 진천군 초평면 초평저수지 바닥이 갈라져 있다. 진천=연합뉴스 |
충북 진천군 초평면 초평저수지는 상당 부분 바닥을 드러냈다. 상류는 바닥이 거북이 등 껍질처럼 쩍쩍 갈라졌고, 수심이 깊은 곳으로 이동하지 못해 죽은 물고기가 곳곳에 있었다. 충북 도내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60%대다. 모내기를 완료한 곳은 41%에 불과하다.
전남도 모내기와 생활용수 공급에 비상이 걸린 지역이 나타난다. 진도군 군내면 둔전리의 둔전지 등 농업용 저수지 4곳과 신안군 18개 저수지의 저수율이 30 미만이어서 모내기 작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장성 평림댐의 저수율도 26%로 낮다.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으면 담양·함평·영광·장성지역 생활용수 공급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순천에서 조경업을 하고 있는 박모(59)씨는 “가뭄으로 이른 초봄에 심어 놓은 백일홍 등 조경수가 말라 죽고 있다”며 “관정 개발과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최근 22개 시·군과 봄 가뭄 대비 상황점검회의를 하고, 6월 중순까지 큰 비가 내리지 않을 때를 대비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경기도에서 가뭄이 가장 심한 안성시 금광·마둔저수지, 화성시 덕우·기천저수의 평균 저수율은(21.9%) 평년치의 절반도 안 된다. 전체 농업용 저수지 342개의 평균 저수율은 49.5%로, 평년 저수율(77.4%)에 비해 27.9%포인트 낮다. 농민들은 인근 하천 물을 끌어올려 모내기를 했다. 경기도는 23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가뭄대책사업을 추진 중이다. 영농한해특별대책으로 59억원 투자해 농업용수 부족이 예상되는 안성, 화성 등 11개 시·군 51개 지구에 용수개발에 나섰다.
강원지역도 평년에 비해 적은 강수량으로 극심한 가뭄현상을 보이고 있다. 상수원 저수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현재 도내 저수지(관리대상 79곳)의 평균 저수율은 전년에 비해 30%포인트 아래다. 이에 강원도는 지난 22일부터 ‘가뭄대책 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천안·여수·청주·의정부=김정모·한승하·김을지·송동근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