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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세 물리치고 독립 유지 자긍심 높아
체류 외국인 2위… 우리 인식 달라져야
우리에게 베트남은 과연 어떤 나라인가. 진정한 혈맹인가 아니면 단지 역사적 부침을 거듭하는 나라일 뿐인가. 지난 세기 한국과 베트남은 공히 내전을 겪은 바 있다. 우리나라의 6·25전쟁 당시 베트남이 참전했고, 베트남 내전 당시 우리나라는 군대를 파병하여 월남을 도왔다. 베트남은 통일을 이룬 반면 우리는 아직 분단국으로 남아있다. 변화무쌍한 국제적인 이해관계 속에 과연 동맹 혹은 혈맹이란 관계가 지속 가능한 것인가. 한마디로 단언하기 쉽지 않다.

베트남의 공식 명칭은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이다. 1975년 북베트남이 사이공을 함락시킴으로써 통일 전쟁은 막을 내리고 공산화가 되었다. 한국에는 그동안 서먹한 적성국가였으나 1992년에, 그리고 미국과는 1995년에 국교가 정상화되었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베트남의 국민성은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제국주의 세력을 자력으로 물리쳤다는 면에서 독립 유지에 대한 자긍성이 크다. 불교를 숭상하고 유교적 전통문화를 지니고 있어 아시아적 문화 특성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자존심이 강하나 경제적 가난에 따른 콤플렉스도 크다.

지난 6월 21일 법무부에서 밝힌 ‘2016년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체류외국인은 205만명에 육박, 전체인구(5169만6000명) 대비 비율이 4%에 달한다. 10년 전인 2006년(91만명)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한국사회에서 베트남 여성과의 결혼 선호도는 대단히 높다. 체류 외국인 국적 비율은 중국이 49.6%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베트남이 7.3%로 미국 6.8%를 능가해 두 번째로 체류 외국인이 많은 국가가 됐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200만을 돌파한 현재 베트남은 결혼 이민에 힘입어 미국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태국 4.9%, 필리핀 2.8% 순이다.

베트남 국적 체류자는 2005년 중국·미국·일본에 이어 4위였으나 10년 새 미국과 일본을 모두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법무부 관계자는 “베트남 결혼 이민자와 가족들이 함께 입국하면서 체류자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여성의 근면성은 출중하여 사회 진출이 높고 전체 근로자 중 50% 이상이 여성으로 일반 기업에서 실질 경영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는 현재 30만여명에 달하는 결혼이주여성이 정착해 생활하고 있는데, 베트남만 해도 6만여명에 달하고 있다.

베트남은 30세 이하 인구가 60%에 육박할 정도로 젊고 활동적인 나라다. 결혼적령기 인구만 매해 100만명이며, 전국적으로 연간 50만건의 결혼식이 거행되고 있다. 최근 베트남에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의 화장품, 전자기기, 음식뿐만 아니라 한국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한국 스타일의 결혼식, 메이크업, 사진서비스 등이 한류에 열광하는 베트남 젊은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시골길을 지나다 보면 네거리 모퉁이에 종종 “베트남 여성 있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목격할 때가 있다. 한때 결혼소개업소에 의해 현지 원정 매매 결혼으로 성사되어 국내 유입되는 경우가 있었다. 베트남에 관한 우리의 인식 단면을 보이고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다문화 결혼이주여성에 관한 우리의 의식이 달라져야 한다. 사랑을 전제로 서로의 의사가 존중되어 결혼이 성사돼야 한다. 경제적 논리에 따라 인신매매에 가까운 결혼이 되어서는 안 된다. 베트남이 기지개를 켜고 운동화끈을 졸라매고 있다. 우리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우리의 미래 부끄럽지 않는 자화상을 가꿀 때이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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