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하퍼콜린스는 이날 성명에서 본드가 자택에서 짧은 기간 병을 않을 뒤 생을 마쳤다면서, 고인은 동화작가의 거장으로 칭송했다.
하퍼콜린스의 발행인 앤-재닌 머터그는 성명에서 “본드는 더플코트와 장화를 착용한 캐릭터 패딩턴과 함께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패딩턴은 어릴 적 나처럼 다음 세대 어린이들에게까지 감동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모험을 좋아하는 곰 캐릭터 패딩턴은 1958년 '내 이름은 패딩턴(A bear called Paddington)'이란 작품에 처음 등장했다. '어둠의 페루(Darkest Peru)'에서 이민을 온 페딩턴은 ‘이 곰을 돌봐주세요. 감사합니다’라는 이름표를 달고 영국 패딩턴 기차역에 도착해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 브라운 가족과 함께 살게 된 패딩턴은 20여권 넘은 동화책, TV 만화 시리즈, 장편 영화에도 등장했다. 영화는 속편이 제작 중이다. 패딩턴 동화는 전 세계적으로 약 3500만 권이 판매됐으며 라틴어를 포함하여 40개 언어로 번역됐다.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1945년 이집트에 주둔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한 본드는 BBC 카메라맨으로 일하면서 패딩턴을 탄생시켰다. 그는 당시 아내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산 곰 인형에 패딩턴이란 기차역 이름을 붙여주면서,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게 됐다.
그는 지난 2014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패딩턴 캐릭터를 창조할 때 2차 세계대전 중 피난길에 버려진 유대인 아이들이 떠올랐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 모두 목에 이름과 주소가 적힌 이름표를 달았으며, 소중한 물건을 담은 꾸러미를 들고 있었다. 그래서 패딩턴은 어떤 의미에서 난민이었다. 나는 난민보다 더 슬픈 모습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2008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곰인형은 다른 사람에게 비밀을 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느끼게 하는 특유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곰 캐릭터에 각별한 의미와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패딩턴 곰 인형은 영국 전역에 있는 완구점과 기념품에 인형으로 팔리고 있으며, 패딩턴 기차역에는 패딩턴 곰 동상도 세워져 있다.
본드는 패딩턴 외에도 '올가 다 폴가 이야기(The Tales of Olga da Polga)', 프랑스 탐정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성인용 추리소설 '무슈 팡플무스' 등의 작품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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