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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성망막색소변성 환자 인공망막 이식… 국내 첫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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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29 16:22:02 수정 : 2017-06-29 16: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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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성 망막색소변성으로 10년전 시력을 잃은 50대 여성에게 인공망막을 이식하는 수술이 국내 처음 성공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달 26일 망막색소변성 환자 이화정(54·여)씨에게 인공막막 기기 ‘아르구스2’를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씨는 다섯 시간에 걸친 이식 수술 후 시력 회복을 위한 재활 치료 중이며, 현재 시력표의 큰 글씨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이 회복했다. 

인공망막 수술을 받은 망막색소변성 환자 이화정씨가 수술을 집도한 윤영희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망막색소변성은 유전성 망막질환으로 태어날 때는 정상 시력이지만 이후 망막 시세포의 기능에 점진적으로 장애가 발생한다. 4000명당 1명 꼴로 발생하는 이 질환은 환자의 유전 형태에 따라 발병 시기가 다양하다. 초기에는 야맹증을 주로 호소하고 시야 손상이 진행되며 말기로 갈수록 중심부 망막이 변성되면서 중심 시력이 심각하게 영향을 받아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다.

지금까지 망막색소변성 환자를 위한 인공망막 연구는 꾸준히 진행돼왔지만, 미국 FDA 승인과 유럽 CE mark를 동시에 획득한 인공망막 기기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안과 연구소의 마크 후마윤(Mark Humayun) 박사가 개발한 아르구스2가 유일하다.

안구와 안구 내부 망막 위에 시각 정보 수신기 및 백금칩을 이식하고 안경에 부착된 외부 카메라 및 특수 휴대용 컴퓨터기기와 연동시켜 시각중추에 신호를 전달하는 아르구스2는 현재까지 미국, 유럽, 중동 등의 망막색소변성 환자 230여 명에게 시행됐다. 다만 환자 한명당 약 2억원에 달하는 비용은 부담이다.

이화정씨는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많이 좌절했지만 수술 이후 도로에 차가 지나가고 있는지, 눈앞에 사람이 있는지 알아볼 수 있게 돼 감격했다”며 “내 시력에 의한 독립적인 생활은 나와 같은 망막색소변성 환자들에게 가장 큰 희망”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수술을 집도한 윤영희 교수는 “망막색소변성 환자들은 시력을 완전히 잃은 후에는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번 수술의 성공으로 망막색소변성 환자들이 새로운 희망을 갖고 치료가능성을 찾아 병원을 방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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