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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초 '역사가 담긴 이름 VS 똥학교라 놀려'…결국 학생측 손 들어줘

입력 : 2017-08-18 09:36:35 수정 : 2017-08-18 09: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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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초등학교 부학생회장 5학년 하준석 군. 출처=대변초등학교

동문 “추억이 담긴 이름이다” VS 학생 “똥학교라 불리는데 창피하다”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대변초등학교’는 55년의 역사를 간직한 학교다. 1963년 기장초등학교 대변분교에서 대변국민학교로 독립한 ‘대변초’는 현재 전교생 76명의 작은 학교다.

‘대변’이란 이름은 지역명인 ‘기장군 대변리’에서 딴 것으로 대변리는 조선시대 공물 창고인 대동고가 있는 항구를 의미하는 '대동고변포'의 줄임말로 알려져 있다.

지역 명을 딴 초등학교 이름이지만 대변초 학생들은 주위에서 자신들의 학교를 '똥학교'라고 부를 때가 많아 상처를 받는다며 주변에 호소해왔다. 학교명을 바꾸자는 제안이 수차례 나왔지만 일부 동문은 역사가 있는 학교라며 반대해 실제로 교명변경이 이뤄지진 않았다.

지난해 부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5학년 하준석 군이 ‘교명 변경’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다시교명변경에 대한 불씨를 지폈다. 학생들은 지난 4월 멸치축제 때부터 행사장을 돌아다니며 졸업한 동문을 상대로 교명 변경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동네 어른들과 선배들에게는 편지를 써 교명 변경에 뜻을 함께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교사·동창회와 마을 이장이 모여 교명변경추진위원회도 구성됐다. 그들은 부산 전역을 돌아다니며 교명 변경을 지지하는 4000개의 서명을 받았다.

그 결과 지난 17일 대변초등학교는 교명 변경을 위한 서명운동을 마치고 본격적인 행정절차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21일 교명변경추진위는 새로운 교명 3건을 선정해 학교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뒤 이달 말 해운대교육지원청에 정식으로 개명을 신청할 계획이다. 현재로선 '해파랑', '차성', '도담' 등 3건의 이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변초 최영숙 교감은 “동문과 지역민을 설득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시작한 교명 변경 운동이 결실을 보게 돼 기쁘다”며 “내년 3월 1일부터는 새 이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남은 행정절차를 잘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뉴스팀 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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