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전세계 139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17 세계 부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별 부 순위에서 한국의 부는 6조5860억달러로, 조사대상 국가 중 10위를 차지했다. 지난해(6조3070억달러)에 비해 4.4%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와 순위도 변동 없다.
백만장자의 수도 늘어났다. 자산 100만달러 이상을 보유한 사람 수는 지난해 64만5000명이던 것이 올해 68만6000명으로 4만1000명(6.4%) 증가했다. 명수 기준으로 전세계 10위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인 약 5177만명 기준으로 보면 상위 1.3%에 속한다.
100만달러는 달러당 1100원으로 환산할 경우 11억원정도다. 서울 강남에 아파트 한 채 가지고 있다면 백만장자 기준에 속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서민들에게 강남 아파트 소유는 꿈 같은 이야기다.
크레디트스위스가 성인 1인당 자산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한국의 부의 불평등이 그대로 드러난다. 올해 성인 1인당 평균 자산은 16만609달러로 집계됐다. 2016년과 비교해 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가 부 증가율(4.4%), 백만장자수 증가율(6%)에 훨씬 못 미친다. 전세계 23위 수준이다.
성인 1인당 중위자산은 전세계 20위에 랭크됐다. 지난해 6만6661달러에서 올해 6만7934달러로 1.9% 증가했을 뿐이다.
국가 자산 순위와 관계없이 국민이 부자인 나라도 있다. 스위스의 국가 부는 3조6300억달러로 우리보다 규모가 작다. 그러나 성인 1인당 평균 자산은 53만7600달러로 세계 1위였다. 노르웨이(32만475달러), 룩셈부르크(31만3687달러), 덴마크(28만1542달러) 등 북유럽 국가의 개인 평균 자산이 많았다.
반면 인구가 많은 중국이나 인도는 국가 부의 배분이 한국보다 훨씬 더 불평등했다. 중국의 국가 부는 29조달러로 세계 2위였지만 성인 1인당 평균 자산은 2만6872달러로 51위로 떨어졌다. 인도도 4조9870억달러의 국가 부를 가졌지만 국민 평균 자산은 세계 96위(5976달러)에 그쳤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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