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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우의미·중관계사] 위안스카이의 독재와 미국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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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24 22:39:42 수정 : 2021-10-24 22:3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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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주석 연임제 제한을 폐지하는 개헌을 단행했다. 이로써 그가 주석직에 무기한 임할 수 있게 되면서 그의 독재 가능성을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 중국 역사에서 지도자가 장기독재를 원했던 이는 시진핑뿐만이 아니었다. 마오쩌둥도 그러했고 군주제를 혁명으로 전복해 일으켜 세운 중화민국의 ‘총통’ 위안스카이 역시 영구적인 통치권한을 원했다.

위안스카이는 공화정이 자신의 권한을 제한하자 개헌으로 황제에 복귀하려 했다. 그의 권력욕을 알아본 미국 관료들과 중국을 방문한 미국인들은 그에게 미국의 도움을 받을 것을 추천했다. 위안이 이를 수락하자 이들은 찰스 엘리엇 하버드대 명예총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엘리엇 총장은 당시 미 정치학회의 초대회장이자 컬럼비아대 교수였던 프랭크 존슨 굿나우를 추천했다.

위안스카이(왼쪽)와 굿나우. 출처:위키피디아

반면 미 정부는 중국이 제2의 ‘중국합중국’이 되길 희망했다. 정부의 바람은 신해혁명을 ‘우리 세대에서 중대한 사건’이라는 우드로 윌슨 대통령의 칭송에서도 읽을 수 있다.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 미 국무장관이 위안에게 보낸 토머스 제퍼슨의 백과사전 선물도 이런 의중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1913년 5월 2일 중화민국과 수교하는 첫 나라가 되었다.

굿나우 교수는 중국에 민주주의 대신 전제정치제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중국이 낙후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또한 위안을 ‘진보우파’ 인사로, 쑨원은 ‘카오스’로 봤다. 1914년 5월 중국 의회는 굿나우의 개헌안을 비준했고, 12월에 위안은 10년 단위 임기 무제한의 총통이 되었다. 이렇게 중국에 공화정의 독재정치가 뿌리내리는 데 미국인이 배후에 있었다. 이후 미국은 전제정치가 아닌 공산주의가 이런 중국의 정치적 병폐를 치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리고 또다시 수십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공산주의를 중국 민주화의 걸림돌로 본다. 중국 민주화에 대한 역사의 해답을 미국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주재우 경희대 교수 국제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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