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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핵 고도화 우려 큰데 ‘종전선언’에만 집착 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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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24 22:41:05 수정 : 2021-10-24 22: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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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AP연합뉴스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며칠 전 북한 핵시설과 관련해 “북한은 상상 가능한 모든 영역에서 가능한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핵무기용 플루토늄 분리와 우라늄 농축 등 다른 활동들에 대한 작업을 전속력으로 진행하고 있고, 핵사찰이 중단된 2009년과 비교해 봤을 때도 북한 핵시설은 고도화되고 지리적으로도 확장됐다”고도 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포함해 북핵 위협 수준이 보통 심각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날로 가중되는 북핵 위협에 눈감은 청와대와 안보당국이 귀담아들어야 할 경고성 메시지다.

한국국방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북한의 핵전략 변화 고찰 : 전술핵 개발의 전략적 함의’에서도 북핵 우려가 나왔다. 함형필 외교부 국방협력관은 이 책에서 북한은 전술핵을 최소 수십발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전력이 개발 단계에서 이제 작전 운용 단계에 진입했는데,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봐서는 위협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아니다”라고 했다. 전술핵무기는 전장에서 적의 군사목표를 공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핵무기다. 이쯤 되면 이런 우려를 결코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어제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SLBM 등 최근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평양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우려스러우며 한반도에 지속적인 평화를 향한 진전을 만드는 데 역효과를 낸다”며 “(미사일)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며 북한 인근국과 국제사회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머리 위에 핵을 이고 있는 우리가 할 말을 미국이 하는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하나.

북한이 제 갈 길을 가는데도 우리는 ‘종전선언’에만 몰입하고 있다. 내년 2월 베이징올림픽에서 남·북·미·중 정상이 손잡는 시나리오 외엔 아무 생각이 없는 듯하다. 올 1월 노동당 대회에서 공표한 수순대로 행해지고 있는 도발에 청와대는 마지못해 ‘깊은 유감’이라고 하고, 정의용 외교·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대북제재 완화가 북·미 대화의 선결조건’인 양 ‘대화 타령’만 하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6개월 남짓 남았다. 지금 해야 할 일도 분명하다. 유효기간이 다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이 아니라 국제공조를 통해 미사일을 포함한 북핵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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