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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사주’ 입증할 물증 확보한 듯… 사실상 ‘윗선’ 尹 겨냥

입력 : 2021-10-25 18:25:46 수정 : 2021-10-25 19: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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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손준성 영장 청구 의미·전망

손, 소환조사에 비협조적 태도
압수수색서 객관적 증거 나와
윤 前 총장 지휘책임론 불가피

윤 “손 검사는 추미애 사람” 주장
유죄 가능성 두고 ‘꼬리 자르기’
檢내부 “자기 사람 버리나” 불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시절 대검찰청이 여당 인사 등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사건 수사가 야당 유력 주자인 윤 전 총장을 압박하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 주말 이 사건에 개입한 혐의로 손준성(사진)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사실상 윤 전 총장을 겨냥한 성격이 짙다. 법원이 손 검사에 대한 영장을 발부할 경우 윤 전 총장의 지휘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손 검사는 공수처 측이 “국민의 힘 대선 경선 일정’을 고려해 당장 출석해야 한다”고 출석을 압박했다며 강력 반발했다.

통상적으로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자진 출석을 조율해 조사를 진행하지만 손 검사는 이에 불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사건 피의자 등 핵심적인 사건 관계인들이 출석해 수사에 협조하여 줄 것을 누차 요청했다”며 “소환 대상자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를 내세워 출석을 계속 미루는 등 비협조적 태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손 검사는 공수처를 강력 비판했다. 손 검사 측은 “10월 22일 공수처 모 검사가 ‘대선 경선 일정이라는 정치적 고려와 강제수사 운운하는 사실상의 겁박 문자’를 피의자와 변호인에게 보내왔다”며 문자를 공개했다. 손 검사 측은 “야당의 대선 후보 선출에는 아무 관심도 없고 상관도 없다. 공수처가 정치적 중립의무를 저버리고 명백히 야당 경선에 개입하는 수사를 하겠다는 정치적 의도 때문에 피의자의 헌법과 형사소송법상 방어권이 침해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손 검사가 재직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자리는 검찰총장의 직속기구로 검찰총장에게 수사정보를 직접 보고하고 지시받는 곳이다. 총장의 ‘눈과 귀’에 비유되는 자리여서 손 검사가 구속되면 정치적 파장이 일 전망이다. 윤 전 총장과의 연결고리가 확인되면 윤 전 총장에게는 악재다. 손 검사에게서 관련 보고를 받거나 지시를 내리지 않았어도 최소한 조직관리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이 “손 검사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사람”이라고 주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윤 전 총장 측은 “전임자 유임을 원했지만 추 전 장관이 지난해 1월 ‘1차 검찰 인사 대학살’ 때 부임시킨 사람”이라며 “윤 전 총장과 석달도 같이 근무하지 않은 신참”이라고 밝혔다. 손 검사의 유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꼬리 자르기에 나선 셈이다. 검찰 내부에선 “윤 총장이 자신을 위해 일한 검사를 저렇게 버리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5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 출근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시절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공수처는 이날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과천=뉴스1

대검의 윤 전 총장 ‘장모 사건 대응·변호 문건’ 의혹 수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이 건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이 검찰을 가족 로펌으로 전락시켰다”며 윤 전 총장과 설명불상의 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는 사건 수사 착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감찰부는 문건에 등장하는 판결문을 열람한 당시 수사정보정책관실 직원을 특정해 수차례 소환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청윤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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