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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 트럼프 이어 푸틴과 회동… ‘양다리 외교’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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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29 09:57:34 수정 : 2025-11-29 09:57:34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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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평화 위해서”라지만
속내는 ‘겨울철 에너지 확보’
미·러 사이 아슬아슬 줄타기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28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전격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 지 꼭 3주일 만이다. 헝가리가 속한 유럽연합(EU)에선 ‘양다리 걸치기’라는 비판이 제기되나 오르반은 “헝가리의 에너지 수급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28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왼쪽)가 크레믈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B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르반은 크레믈궁에서 푸틴과 만났다. 오르반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논의할 러시아와 미국 간 평화 협상의 장소로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가 선정된 것에 대해 푸틴한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헝가리는 평화에 관심이 아주 많다”며 “평화 협상을 위한 플랫폼을 (러시아·미국) 양국에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에 푸틴은 부다페스트를 평화 협상 장소로 제공하는 것에 오르반이 선뜻 동의해줘 고맙다는 취지로 화답했다. 이어 “헝가리는 미국과 러시아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한 헝가리의 균형잡힌 입장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EU 회원국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이기도 한 헝가리가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사실상 중립을 지키는 점에 후한 점수를 매긴 것이다.

 

헝가리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에도 EU 차원의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토 회원국들이 거의 다 하는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도 단호히 거부하는 중이다.

 

이날 오르반이 모스크바에 간 주된 목적은 본격적인 겨울 추위를 앞두고 헝가리의 에너지 수급을 확실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르반·푸틴 정상회담이 끝난 뒤 헝가리 외교부는 “러시아로부터 석유와 가스 공급에 관한 보장을 받았다”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음을 내비쳤다. 헝가리는 주요 에너지원인 석유와 가스의 80% 이상을 러시아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 대가로 헝가리가 러시아에 지급하는 돈은 연간 50억달러(약 7조34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백악관을 방문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환영하며 취재진을 향해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해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는 러시아산(産) 석유·가스 수입을 금지한 EU 지침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조치다. 최근 미국은 “러시아가 유럽 국가에 석유·가스를 팔아 전쟁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며 에너지 분야에서 러시아와 거래하는 나라들에 대한 제재 카드를 꺼내들었다. 당연히 제재 대상에 오른 헝가리는 오르반이 지난 7일 황급히 백악관으로 달려가 트럼프와 회담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내륙국이라 바다가 없는 헝가리가 러시아 말고 다른 나라에서 에너지원을 구하려면 막대한 물류비 추가 지출을 감내해야 한다’는 오르반의 설득을 받아들인 트럼프는 헝가리에 대한 제재를 면제했다. 대신 오르반은 미국산 가스 등 수입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헝가리의 이런 행보를 보는 EU 회원국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EU를 이끄는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오르반을 겨냥해 “그는 EU 집행부나 다른 회원국들 정부와 전혀 상의하지 않으며 완전히 따로 놀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하지만 오르반은 겨울철 난방 수요 등을 감안하면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의 ‘줄타기 외교’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헝가리 의회 총선거가 오는 2026년 4월 예정된 가운데 오르반이 재집권에 성공하려면 에너지 가격의 안정적 유지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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