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격침 후 잔해 매달린 2명 2차 공격
美 의회 “국내·국제법 위반” 정부 비판
백악관 “해군제독 지시” 떠넘기기 해명
美 최후통첩 받은 마두로 “굴복 안 할 것”
트럼프, 긴급 회의… 추가 군사행동 고심
미 백악관이 미 해군의 베네수엘라 선박 생존자 사살 의혹에 대해 ‘합법적 조치’라고 주장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전쟁범죄 논란은 오히려 확산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이번 사건을 ‘초법적 민간인 처형’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양국 간 무력 충돌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백악관은 1일(현지시간) 미 해군이 지난 9월 카리브해에서 마약 밀수를 의심한 선박을 타격한 뒤 잔해에 매달린 생존자 2명을 2차 공격으로 사살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를 사실상 인정하며 “현장을 지휘한 해군 제독 승인 아래 합법적으로 이뤄진 작전”이라고 강조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타격 권한만 부여했을 뿐”이라며 “2차 공격은 프랭크 브래들리 제독이 권한 범위 내에서 승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미 행정부는 이러한 마약 테러리스트를 외국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고, 대통령은 그들이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하면 그들을 제거할 권한이 있다”고 군사작전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전투능력이 없는 생존자에 대한 2차 공격은 국제법뿐 아니라 미 국내법도 위반한 것이란 지적이다. AP통신은 군사·국제법 전문가를 인용해 “전투능력을 상실한 생존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공격은 평시·전시 모두에서 불법이며 전쟁범죄 또는 살인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책임을 제독에 미룬 것에 대해서는 ‘꼬리 자르기식 해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미 의회도 목소리를 냈다. 앵거스 킹(무소속) 상원의원은 “물에 빠진 생존자를 고의로 살해했다면 이는 명백한 전쟁범죄이며 살인”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장은 “당시 상황과 관련한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엄격한 감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습의 정당성을 약화하는 정황도 드러났다. 미군은 지난 10월 또 다른 마약 의심 선박을 타격한 뒤 생존자 2명을 구조해 고향인 콜롬비아와 에콰도르로 송환했다. 비슷한 작전에서 생존자를 구조한 사례가 존재하는 만큼, 앞서 9월 저지른 행위가 ‘부득이한 군사적 조치’였다는 미국 측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공습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퇴진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긴급 안보팀 회의를 소집해 베네수엘라를 겨냥한 군사행동 문제를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에게 “금요일(지난달 28일)까지 가족과 함께 베네수엘라를 떠나라”고 최후통첩을 전했고, 시한이 지나자 다음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마두로 대통령은 “굴복하지 않겠다”며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집권당 지역 지도부 취임 행사에서 “베네수엘라는 평화로운 노예로 지내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우고 차베스 사령관 유해 앞에서 맹세한 것처럼 내 목숨 바쳐 국민에 절대적인 충성을 다할 것이다. 결코 여러분을 실망시킬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네수엘라 국회는 미군의 마약운반선 생존자 사살 의혹을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책임 규명 및 고발을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이날 ‘중대한 초법적 민간인 처형’ 관련 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히면서 “미군은 불법적인 방식으로 민간인을 살해했으며 이는 제네바 협약 위반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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