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 성실히 수행했는데 당혹
외국인 돌봄 인력 확대 가야할 길”
“시범사업으로 끝난다는 걸 알았다면 애초에 참여하지 않았겠죠.”
전창민(37·사진) 휴브리스 대표는 지난달 24일 서울 성동구 KT&G상상플래닛에서 세계일보와 만나 이 같은 심정을 털어놓았다. 휴브리스는 2018년 10월부터 아이돌봄 서비스 ‘돌봄플러스’를 운영하는 업체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와 서울시의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한 업체 두 곳 중 한 곳으로 30명의 필리핀 인력을 채용했다. 30명 중 7명이 올해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재계약을 맺지 않아 현재는 23명만 남았다.
전 대표는 외국 돌봄 인력 확대 정책에 대해 “당연히 가야 할 길이라는 생각이었다”며 시범사업에 뛰어든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100명이 아니라 추후 1000명, 2000명까지 늘린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동력이 됐다”며 “현실은 욕만 많이 먹고, 안 좋은 영향만 일었다”고 했다.
참여 업체 두 곳은 시범사업에 따른 별도 마진이 없었다. 사회보험 등 최소한의 간접비용만 서비스 가격에 반영했다. 운영 준비를 위해 투입한 자금은 적지 않았다.
전 대표는 “필리핀과 노동법도 달라 노무사를 고용하는 등 비용이 추가로 들었는데 추후 더 많은 인력이 들어올 것을 예상한 투자였다”고 했다. 당시 노동부와 서울시도 업체들이 제로마진에도 참여하는 이유에 대해 ‘시장 선점 효과’를 언급했다.
결과적으로 시장이 아예 사라지면서 업체들은 크게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
양 업체가 올해 5월 공동 입장문을 내고 정부를 향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 이유다. 당시 이들은 “지금까지 손실을 감수하며 정부 정책을 성실히 수행해 온 스타트업 입장에서 당혹스럽다”며 “이런 전례는 향후 어떤 스타트업도 정부 주도 시범사업에 참여할 동력을 잃게 한다”고 비판했다.
필리핀 인력 선호도는 여전히 높다.
돌봄플러스 앱에서 매칭을 기다리는 대기 가구만 800곳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전 대표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만족도가 높았던 배경과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젊고 체력이 좋아서 내국인 가사관리사들보다 더 동적으로 놀아줄 수 있다고들 한다”고 했다. 전 대표는 필리핀 1개국이 아니라 여러 나라 인력이 동시에 들어와 경쟁하는 상황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했다. 필리핀 1개국 100명 인력으로는 대기 가정을 감당하기 역부족이기도 했다.
동시에 그는 ‘요양보호사는 되고 가사관리사는 안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제라도 사업을 재논의하길 희망하고 있다.
최저임금 이상 지급도 당연히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돌봄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고, 저출생 극복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지원해야 하는 시장”이라며 “과연 정부 입장에서 (외국인 가사관리사가) 필요 없는 사업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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