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스닥 경쟁력 강화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천스닥’(코스닥 지수 1000)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코스닥 간판기업인 시가총액 1위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이 본격화하면서 코스닥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매출액에 의존한 보편적인 중소기업 지원 대책이 기업의 성장 의지를 막고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중소기업들이 성장을 회피하는 ‘피터팬 증후군’이 심화하는 가운데 설립한 지 얼마 안 된 저업력 기업 지원을 늘리고 구조조정을 효율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소비자로부터 돈을 받은 뒤 상품을 배송하지 않고, 환불도 하지 않은 중고 아이폰 인터넷 판매 사이트 유앤아이폰과 리올드에 대해 판매 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코스닥 대장주 알테오젠 코스피 이전…‘천스닥’ 멀어지나
알테오젠은 8일 오전 임시 주주총회에서 ‘코스닥시장 조건부 상장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결의의 건’을 통과시키고 코스피 이전 절차에 공식 착수했다. 알테오젠은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뒤 한국거래소 심사를 거쳐 내년 중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알테오젠이 코스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데 있다.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은 약 25조원으로 전체 코스닥시장의 5%를 차지하고 있고, 코스닥150 지수 내에서의 비중은 11%에 달한다.
현재 코스피 이전상장을 준비 중인 에코프로비엠의 시가총액도 16조5000억원 수준으로 코스닥 전체 시총의 3%가 넘는다.
두 기업의 코스피 이전만으로 코스닥 전체 시총의 8% 이상이 사라지는 상황을 가정하면 정부가 추진 중인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선 정부가 조만간 기관투자자의 투자 확대와 개인투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이 담긴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형주들이 빠져나갈 경우 코스닥 지수는 탄력을 잃고, 자금은 기업을 따라 코스피로 옮겨 갈 가능성이 크다.
코스닥에는 소재·부품·인공지능(AI)·바이오 등 신성장산업을 이끄는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지만 코스닥에서 성공하면 코스피로 떠나는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 2001년 이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한 기업은 총 51곳에 달한다. 셀트리온과 네이버, 카카오, 포스코퓨처엠, 키움증권 등이 대표적이다.
코스닥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영 중인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코스닥이 ‘코스피 2부 리그’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잔류 인센티브’ 등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기 지원기준 변경·구조조정 땐 총생산 0.7% 상승”
이날 한국은행이 공개한 ‘중소기업 현황과 지원제도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소기업 수는 전체 기업의 99.9%, 고용의 80.4%를 담당하며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생산성(제조업)은 대기업의 약 3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55%)에 크게 못 미치는 등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계기업(3년 연속 벌어들이는 돈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상태인 기업) 비중도 2012년 12.6%에서 지난해 18.0%까지 증가했다.
연구진은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짚었다. 현행 지원 기준이 생산성과 연관성이 낮은 매출액 규모 지표에 주로 의존한 ‘보편지원’에 가깝다는 것이다. 또 중소기업 자격요건이 정부의 지원·규제 대상 기업을 가르는 문턱으로 작용하면서, 기업이 성장을 회피하는 피터팬 증후군을 유발해 ‘중소→중견→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를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에 적합한 구조조정 제도가 미비해 부실기업의 적시 퇴출이 지연되는 점, 정부 부처·기관별 유사 지원사업 중복 등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목됐다.
연구진은 지원 예산 규모를 늘리지 않고 ‘누구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우리나라 경제 총생산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분석에 따르면 중소기업 지원 기준을 매출에서 업력(7년 이하)으로 바꾸면 생산성이 높은 저업력 기업으로 지원 자금이 재배분되면서 총생산이 0.45% 늘고, 임금이 1.0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구조조정 효율성도 미국·일본 수준으로 개선하면 총생산이 0.23% 늘고 한계기업 비중은 0.23%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원 기준 변경, 구조조정 제도 개편을 통해 생산 규모를 0.7%까지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매출·자산 등 규모 중심 기준에 치우치기보다는 생산성·혁신역량 등을 핵심 선별 기준으로 바꾸고, 피터팬 증후군을 유발하지 않는 업력 등 보완 지표를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회생 가능 기업은 신속히 정상화하고 회생이 어려운 기업은 적시에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 미배송·미환불 중고 아이폰몰 판매 중단
한편 이날 공정거래위원회는 유앤아이폰의 사업자 ‘제이비인터내셔널’과 리올드 사업자 ‘올댓’에 대해 상품 판매 전부를 중지(사이버몰 임시 차단)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두 사업자 대표는 같은 사람이다.
제이비인터내셔널은 자사 사이트인 유앤아이폰에서 해외 구매대행 사업자를 통해 중고 아이폰을 공급하며 구매 후 수령까지 2∼4주가 소요된다고 광고했지만, 수개월째 제품을 배송하지 않거나 청약을 철회한 소비자들에게 대금을 환불하지 않았다. 유앤아이폰에서 민원이 급증하자 제이비인터내셔널 대표는 올해 10월 신규 사이버몰인 리올드를 개설했다. 올댓 역시 중고 아이폰 구매 후 수령까지 2주 내외 또는 1∼2일이 걸린다고 광고했지만, 제품을 배송하지 않거나 대금을 환불하지 않고 있다. 두 회사의 행위에 따른 피해 규모는 최소 6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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