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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과 조건 없이 만날 것” 재확인… 종전선언엔 온도차

입력 : 2021-10-14 06:00:00 수정 : 2021-10-14 07: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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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안보실장 워싱턴 회담

양국, 역사상 최상의 관계 공감
기후변화 등 착실한 이행 평가
서훈, 종전선언 한국 입장 설명
美 보도자료선 관련 내용 빠져

당국, 남북정상회담 거론 관련
“시기 일러… 이벤트성 생각 없다”

노규덕, 한·러 북핵협의차 출국
손 잡은 韓·美 안보수장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공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12일(현지시간) 협의를 갖고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 실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을 거론했으나, 협의 후 미국 측이 낸 보도자료에서 종전선언 관련 내용은 빠졌다.

한·미 양측은 이날 협의에서 한·미 관계가 역사상 최상의 관계라는 데 공감하고 지난 5월 정상회담 이후 코로나19 백신, 기후변화, 신기술, 반도체 공급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후속조치가 착실하게 이행되고 있음을 평가했다고 안보실은 전했다. 이어 “(미측은)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북한과 만나서 협상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그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복해온 입장을 재확인한 수준이란 평가가 나온다.

서 실장은 협의 후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국은 남북대화를 통해 한반도 정세, 코로나19 등에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 강한 지지를 표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 역내 평화, 안정 문제에 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며 “종전선언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설명했고, 한·미 양국이 긴밀히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협의 직후 보도자료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에 임할 것을 북한에 촉구했다”고 밝혀 북한 비핵화 쪽에 더 무게를 실었다. NSC는 “설리번 보좌관이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자제해 줄 필요성을 강조했다”고도 했다. 종전선언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종전선언에 대한) 미국의 이해가 깊어졌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종전선언은 비핵화 과정과 함께 논의돼야 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비핵화’ 전제가 없는 종전선언 추진에 대한 비판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당국자는 연내 또는 내년 2월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아직 시기가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을 결코 이벤트성으로 할 생각이 없다는 점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정상회담을 한다면 실효성 있는 내용을 만들어 내야 하고, 그럴 때 정상회담이 논의가 될 수 있고 성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남북 간 비대면 협의가 가능한 화상회의 시스템 등이 갖춰져야 대화가 재개됐다는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도 했다.

고위 당국자는 “현 정부 입장에선 남은 임기 동안 어떻게 남북관계나 한반도, 비핵화 상황을 안정화시켜 다음 정부로 넘겨주느냐, 그것이 지금 가장 큰 하나의 목표”라면서 “무리할 생각도 (없고), 서두르지도 않고 상황을 면밀히 보면서 꼭 필요한 사안에 대해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3일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의 북핵 협의를 위해 러시아로 출국했다. 노 본부장과 모르굴로프 차관은 지난 8월 말 서울에서 만난 지 약 50일 만에 다시 대면 협의를 하게 됐다. 노 본부장은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현재 멈춰 서 있지 않느냐”며 “빠르게 대화 프로세스가 재개되는 것이 필요하고 러시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북한의 입장을 잘 이해하는 나라”라며 “남북관계 개선,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러시아가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김선영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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