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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국 니즈 파악해 맞춤형 협력 전략… ‘표심 잡기’ 총력 [부산엑스포 유치, 도약하는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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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30 17:56:44 수정 : 2023-03-30 21: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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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4개 도시 경합 한국의 승부수

경제 성장·사회발전 경험 등 내세워
‘낚시하는 방법’ 전수 통해 지지 확보

대전·여수엑스포 등 다수 행사 유치
최대 경쟁국 사우디 경험 없어 ‘우위’
한류 통해 높아진 인지도도 긍정적

“대한민국은 물고기가 아닌 ‘낚시하는 방법’으로 지지 국가를 확보하겠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대통령 특사로 뛰고 있는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이 올해 1월 대통령실 기자들과 만나 밝힌 유치 전략이다. 이번 선거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가 출사표를 던졌다. 경쟁국들과의 유치 전쟁에서 한국이 내세운 전략은 ‘낚시하는 방법’, 즉 우리의 앞선 경제 성장 경험과 협력 기회, 사회 발전 경험, 민주주의 등을 내세워 중견국은 중견국대로, 개도국은 개도국대로 한국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장 기획관은 “그들은 대한민국을 선택할 것이라는 게 제가 유치전을 펼치면서 갖게 된 중요한 확신”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물고기’가 아닌 ‘낚시하는 방법’으로 지지 국가를 확보하겠다는 것은 단순한 물질적 투자가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는 방법의 전부가 아니라는 판단에 근거한다. 복잡한 관계로 얽힌 각양각색의 171개국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2023년 3월 기준)을 대상으로 고도의 선거전을 펼쳐야 하는 쉽지 않은 경쟁에서 ‘글로벌 중추국가’를 내세운 윤석열정부가 한국의 국제사회 신인도와 글로벌 역량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지원단이 30일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30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행사인 ‘광화에서 빛나이다’를 개최하는 가운데 이날 기업 홍보 부스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남정탁 기자

◆맞춤형 협력과 한국의 ‘가치’ 강조

한국의 선거 운동 전략은 각 국가에 세심하게 맞춘 ‘맞춤형 협력’으로 풀이된다. 장 기획관은 지난해 6월부터 아프리카, 중남미, 유럽 등의 국제회의를 다니고 또 따로 각국 대표를 만나며 이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21∼28일 그리스·알바니아·폴란드를 방문해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 뜻을 전달하면서는 ‘에너지, 디지털 등 미래 첨단산업 분야 경제 협력’을 주요 의제로 논의했다. 당시 대한상공회의소,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유라코퍼레이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G에너지솔루션 등 에너지 분야 관련 기업이 동행해 정부의 전략에 무게를 실었다.

앞서 같은 달 17∼19일 에티오피아에서 열린 아프리카연맹(AU) 정상회의에 참석해서는 아프리카와 △기후변화 △인구 △식량안보 △디지털 격차 △불평등 등 인류 공동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 및 미래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21일∼11월1일 도미니카공화국, 앤티가바부다, 세인트키츠네비스, 바베이도스 등 카리브해 국가들을 방문해서도 그는 “기후변화, 디지털 격차, 경제적 불평등 등 카리브해 국가들이 현재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이 인류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도전”이라며 “한국이 부산엑스포 유치를 통해 이러한 도전에 대한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고 미래 지향적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역별로 국가의 수요를 파악하고, 맞춤형 협력 과제를 제시하는 전략이다.

한국은 또 ‘세계 평화와 인류 진보를 향한 성공적 대전환(Great Transformation)’이란 슬로건 아래 인류 공동의 문제, 즉 기후변화나 빈곤, 디지털 격차 해결 등에 기여할 수 있는 국가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한국이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 국제법 등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는 국가라는 점을 강조해 경쟁국과 차별화하는 전략인 것으로 분석된다. 개도국뿐 아니라, 기후변화 문제 등에 적극 나서고 있는 유럽 국가 등 선진국 그룹과도 접점을 찾을 수 있는 부분이다.

◆국제 행사 유치 경험 앞서… 한류로 뒷받침

특히 최근 K팝, 한국 드라마 등의 전 세계적 인기로 높아진 한국 인지도는 부산엑스포 유치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자산으로 꼽힌다. 경쟁국인 사우디,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중 현 시점에서 한류만큼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대중문화를 가진 나라는 없다. 공식 외교 무대에서도 한류의 영향력을 체감한다는 전언이 곳곳에서 들리는 만큼, 한류의 영향력이 부산엑스포 유치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쟁국 중 사우디는 대표적인 무슬림 국가로, 다수 무슬림 국가는 전통적으로 같은 무슬림 국가끼리 외교적으로도 우호적 관계를 보여주지만, 최근 중동 등 이슬람 국가에서도 한류가 거센 열풍을 불러일으킨 만큼 일각에선 이를 약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한국이 그간 다수 국제 행사를 유치했다는 경험 면에서 다른 국가에 우위를 점할 수 있으리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BIE 공인 박람회 가운데 보다 큰 행사인 등록박람회(Registered Expo)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앞서 한국은 대전엑스포(1993)와 여수엑스포(2012) 두 차례 인정박람회(Recognized Expo)를 개최한 경험이 있어 능력을 충분히 검증받았다는 점을 내세울 수 있다. 반면 최대 경쟁국으로 꼽히는 사우디의 경우 BIE 공인 박람회를 개최한 경험이 없다.

유치 기원 점등식 한덕수 국무총리(가운데)가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기원 점등식’에 참석해 조타 핸들을 돌리고 있다. 이날 점등식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과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등도 참석했다. 연합뉴스

여수엑스포 유치 당시 활동했던 한 전직 외교관은 “한국은 행사를 잘 치르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있다”며 “이 같은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 달 2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BIE 실사는 이를 실제로 보여줄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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