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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 폭우 뒤 최장가뭄… 韓 기후위기 시계 더 빨라졌다

입력 : 2023-03-30 17:43:28 수정 : 2023-03-30 22: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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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이상기후 합동보고서

장마 끝났는데 중부지방 집중호우
남부는 가뭄에 댐 저수율 반토막

6월 이상 고온에 사상 첫 열대야
‘기후변화 증거’ 태풍 5개나 발생
전문가 “韓 기후 위기 눈앞 닥쳐”

지난해 8월 중부지방에는 집중호우가 내려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인명피해가 났지만 남부지방은 가뭄 일수가 최장기록을 세우는 등 이상기후가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기상청은 30일 국무조정실,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24개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발간한 ‘2022년 이상기후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지난해 있었던 △이상고온 △집중호우 △태풍 △가뭄 등 이상기후 발생 현황과 분야별 피해를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장마가 끝난 지난해 8월 새롭게 발달한 정체전선이 중부지방에 수일간 머물며 시간당 100㎜가 넘는 강한 비가 내렸다. 집중호우로 인해 17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되는 인명피해와 3154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남부지방은 비가 너무 적게 내려 문제였다. 장마철부터 정체전선이 주로 중부지방에 형성되며 가물었던 남부지방은 12월까지 기상가뭄이 지속됐다. 기상가뭄은 최근 6개월 누적강수량을 평년과 비교해, ‘약함’부터 ‘극심한 가뭄’까지 4단계로 나뉜다. 남부지방은 ‘극심한 가뭄’에 해당하며 지난해 기상가뭄 일수는 총 227.3일로 1974년 이후 가장 길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섬진강 권역 댐 저수율은 예년의 54.8%에 불과했다. 중부지방에서 폭우로 농사 피해가 발생했다면 남부지방에서는 가뭄으로 전남지역 1442㏊에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건조한 날씨는 산불 위험도 증가시켰다. 지난해 742건의 산불이 발생해 2만4787.5㏊를 태웠는데 최근 10년 평균인 481건(피해면적 1087.1㏊)을 훌쩍 웃돌았다.

 

제11호 태풍 ‘힌남노’ 등 지난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총 5개였다. 평년(3.4개)보다 많은 태풍이 발생하면서 기후변화가 심해질수록 태풍 발생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방증했다. 힌남노가 상륙한 9월 경상권을 중심으로 여러 지역이 일강수량 극값(최대 강수량)을 경신했다. 9월6일 하루 동안 경주에 212.3㎜가 내려 역대 9월 중 가장 많은 비가 내린 날로 기록됐고 이날 포항에도 342.4㎜가 쏟아져 역대 2번째로 많은 일강수량을 보였다. 힌남노로 인해 총 11명이 사망했으며 2439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4월부터 초여름 같은 더위가 나타났다. 4월 전국 평균기온은 13.8도로 평년보다 1.7도 높았다. 1973년 전국 단위 기상관측 이래 상위 2위에 해당하는 온도다. 지난해 4월10일 낮 최고기온이 강릉 31.3도, 삼척 31.6도, 울진 30.0도 등 여름 같은 고온을 보였다. 6월 하순부터 7월 상순까지도 전국 평균기온이 26.4도까지 오르며 이른 더위가 찾아왔다.

 

보통 장마가 끝난 뒤 7월 말∼8월이 돼야 나타나는 열대야는 6월부터 발생했다. 6월 하순부터 기온이 오르고 습도가 높아 밤에도 최저기온이 떨어지지 않으며 서울, 수원, 원주 등 14개 지점에서 6월 25∼27일 사상 처음으로 열대야가 발생했다. 열대야는 밤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서울은 6월 26·27일에 밤 최저기온이 각각 25.4도, 25.8도를 기록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2022년 중부지방의 집중호우와 남부지방의 가뭄, 초강력 태풍 등을 경험하며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체감했다”며 “이제는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 상황이 다가왔음을 깨닫게 된 한 해였다”고 밝혔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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