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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KA-1 추락, 정비불량·조종오판이 원인”

입력 : 2023-03-30 18:03:34 수정 : 2023-03-30 18: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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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사고 조사 결과 발표

연료조절 부품 제대로 장착 못해
조종사는 엔진정지로 잘못 판단
조종·정비사 등 문책위 회부 예정

지난해 12월26일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당시 출격하다 추락한 공군 KA-1 공중통제공격기 사고는 정비사·조종사 실수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상황에서 비상출격 도중 사고가 발생, 군 대비태세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공군이 발표한 사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전 11시38분 원주 기지를 이륙한 KA-1은 그 직후인 11시39분22초에 엔진 출력 이상을 감지하고 비상착륙을 위해 회항했다. 조종사는 민가가 없는 쪽으로 기수를 돌린 후 11시39분39초에 고도 410피트(약 125), 강하각 27도에서 비상탈출을 했으며 사고기는 탈출 1초 후 지면과 충돌했다.

지난 2022년 12월 26일 오전 11시 40분께 강원 횡성군 횡성읍 묵계리에서 공군 KA-1 공격기로 추정되는 전투기가 추락해 소방 당국이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횡성소방서 제공

조사 결과 엔진에 연료를 공급하는 연료조절장치 이상이 확인됐다. 2021년 5월 창정비 당시 정비사가 연료 공급량을 조절하는 부품 중 하나인 테플론 튜브를 올바르게 장착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에 따라 비행 중 항공기의 출력을 나타내는 토크 계기판에서 엔진 출력이 과다하다고 표시됐고, 조종사가 대응했는데도 반응이 없다가 출력이 급감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엔진은 비정상적이었지만 추락할 때까지도 작동 중이었는데, 조종사는 엔진이 멈췄다고 오판했다. 사전에 규정된 비상착륙 궤적보다 훨씬 급격하게 선회하면서 항공기가 속도를 잃었다. 공군 관계자는 “평소에 작은 범위에서 출력이 변하면 증속과 감속의 느낌이 크지 않은데 크게 떨어지니 평소의 감과 다르게 감속이 된 것”이라며 “비상출격이라 무장도 평소보다 많았던 상황에서 조종사가 당황할 만한 상황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 12월 26일 오전 11시 40분께 강원 횡성군 횡성읍 묵계리에서 공군 KA-1 경공격기가 추락해 군 당국이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군은 조종사, 정비사와 지휘 책임자 일부를 문책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다. 또 전체 조종사를 대상으로 사고 조사 결과를 교육하고 엔진 이상이 발생했을 때의 비상처치 및 비상착륙 절차 등을 다시 강조하기로 했다. 같은 엔진을 장착한 KA-1과 KT-1 기본훈련기에 있는 모든 연료조절장치는 특별 점검하고, 점검이 완료된 항공기부터 단계적으로 비행을 재개할 예정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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