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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원팀 노력 필요”… 대통령실 내부 ‘칸막이’ 걷히나

입력 : 2023-03-30 17:48:12 수정 : 2023-03-30 23: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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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외교안보라인 정비 본격화

김성한 사퇴 계기로 연쇄 이동
총선 맞물려 대폭 개각 전망도

조현동 주미대사 美 동의 절차
金, 尹 만류 고사… 특보 맡을 듯
국립외교원장에 박철희 임명

윤석열 대통령이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 임명을 시작으로 외교안보 라인 정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한 전 실장 사퇴에 따라 조 실장과 조현동 외교1차관이 각각 국가안보실장과 주미대사로 연쇄 이동한 데다, 시기적으로 내년 총선 출마자를 고려한 개각이 맞물리며 큰 폭의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 ‘칸막이’와 ‘비밀주의’가 심했던 외교안보 관련 업무 프로세스도 일부 바뀔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 김 전 실장 사임을 수락하자마자 조 실장 내정을 발표했고, 30일 곧바로 임명을 재가했다. 조 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차대한 시기에 안보실장이란 자리를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안보실을 포함해 대통령실 전 구성원이 한마음으로 ‘원팀’으로 노력해나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1개월 동안 윤석열정부의 국정 목표인 ‘글로벌 중추국가 건설’을 위해서 주춧돌을 잘 놨다고 생각한다”며 “그 주춧돌 위에 좋은 내용으로 집을 지어 윤 정부의 국정 목표를 완성할 수 있도록 보답하는 게 임무”라고 말했다.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 정부 초대 주미대사를 지낸 조 실장은 지난 27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국에 들어왔다가 곧바로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후임 주미대사에는 조현동 외교1차관이 내정돼 ‘아그레망’(외교 사절에 대한 사전 동의) 절차를 밟고 있다. 주요국과의 양자 관계 조율을 맡는 외교1차관이 공석이 되면서 추가 인선도 불가피해졌다. 12년 만에 이뤄지는 한국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3주 앞두고 주요 책임 라인이 바뀌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29일(현지시간) 김준구 정무공사 대사 대리 체제로 전환하고 비상 체제 가동에 들어갔다. 대사관은 이날 통상 절차에 따라 미국 정부에 조태용 대사 이임과 김 정무공사의 대사 대리 전환 관련 공관장 이·부임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사 대리는 이날 오전 외교안보 담당 직원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철저히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다만 조 대사를 중심으로 국빈 방문 행사를 준비해왔던 대사관은 갑작스럽게 대사직이 공석이 되면서 당황하는 분위기다. 아그레망 절차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은 대사직 공석이 불가피하다.

 

이번 개편을 시작으로 대통령실, 내각에 이르는 순차 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 실장을 중심으로 한 새 체제 구축과 정치인 출신인 박진 외교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 총선 출마 가능성이 있는 참모들에 대한 개편 작업이 맞물리며 외교안보 라인 쇄신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외교부 직속 국책연구기관인 국립외교원 원장(차관급)에 박철희 서울대 국제학연구소 소장을 임명했다. 박 소장은 대선 당시 윤 대통령 캠프에 참여했으며, 당시부터 윤 대통령의 대일 관계 공약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동(왼쪽), 박철희

김 전 실장 사퇴는 국빈 방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실책이 도화선이 됐지만, 정권 초부터 반복된 외교안보 라인 내 갈등을 윤 대통령이 정리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 측의 국빈 만찬 문화 행사 관련 제안을 안보실이 보고 누락한 실수는 국가안보실장을 경질할 만한 중대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 전 실장과 김태효 1차장의 갈등을 중심으로 한 내부 불협화음이 그간 크고 작은 외교 의전 문제의 원인이 됐고, 이번 실책을 계기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김 전 실장이 사의 결심을 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교체된 이문희 외교비서관의 후임자는 김 차장과 손발을 맞춰온 관료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김 전 실장의 사의를 만류했지만 김 전 실장이 학계로 돌아가겠다는 결심을 굽히지 않으면서 전격 사퇴와 후임 발표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실장은 겸직 가능한 비상근직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보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미·홍주형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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