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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다시 안 가”…‘함안 낙화놀이’ 지역 최대 축제에서 최악 축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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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5-29 10:30:58 수정 : 2023-05-29 10: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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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없는 함안, 최악의 축제”, “축제가 아니라 지옥”, “두 번 다시는 함안에 안 온다.”

 

경남 함안군청 홈페이지 열린군수실 군민의소리가 함안군 최대 축제 중 하나인 ‘낙화놀이’의 부실 운영을 비난하는 성토장이 돼 버렸다.

27일 경남 함안군 함안면 무진정에서 '함안 낙화놀이'가 펼쳐지고 있다. 경남 무형문화재 제33호인 함안 낙화놀이는 숯과 한지를 꼬아 만든 실 수천 개를 줄에 매달아 해질녘 불을 붙이는 민속놀이다. 뉴스1

참다못해 불만이 폭발한 관광객들이 군 행정을 비난하며 작성한 수백 개의 원성 글들로 도배가 돼 행정이 사실상 마비가 된 상태다.

 

29일 함안군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제30회 함안 낙화놀이 축제가 무진정 일원에서 열렸다.

 

군은 이 축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입소문을 탄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열리는 것이어서 관광객이 많이 찾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안내요원을 배치하는 등 대비에 나섰다고 밝혔다.

 

하지만 석가탄신일 연휴 첫날로 무진정 최대 수용 인원인 8000명을 훨씬 초과한 5만여명이 찾으면서 일대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27일 경남 함안군 함안면 무진정에서 '함안 낙화놀이'가 펼쳐지고 있다. 경남 무형문화재 제33호인 함안 낙화놀이는 숯과 한지를 꼬아 만든 실 수천 개를 줄에 매달아 해질녘 불을 붙이는 민속놀이다. 뉴스1

군은 이번 축제에는 지난해 보다 2배 정도 늘어난 2만2000여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를 훨씬 웃돈 것이었다. 함안군의 인구가 6만100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군 인구에 맞먹는 관광객이 찾은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통혼잡에 이어 인터넷과 휴대전화 사용도 끊기는 사태가 빚어지며 극심한 불편을 초래했다.

 

인천에서 편도 11시간이나 걸려 함안에 왔다는 한 시민은 결국 축제 구경도 못해보고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며 성토했다. 이날 이른 오후부터 무진정 일대 뿐만 아니라 군청 소재지인 가야읍 일대에 차량이 정체되기 시작해 함안공설운동장 주변까지 도로가 꽉 차면서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군에서 운영한 행사장 셔틀버스는 꽉 막힌 도로에 오가지도 못하면서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행사장은 주 무대가 연못으로 주변 지형이 경사진 곳이 많아 인파에 밀려 넘어지면 자칫 대형 인명사고도 발생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도 군은 행사 2시간 전인 오후 5시2분쯤 ‘안전사고 우려가 있어 안전에 유의바란다’는 안전문자를 처음 보냈다.

 

오후 5시18분쯤에는 ‘행사장 입장을 통제하고 있다’고 문자를 보냈지만, 행사 시작 전 이미 수많은 관광객이 행사장에 입장한 상태였다.

 

오후 6시35분에는 ‘행사장 입장객은 조기 귀가해달라’, 오후 7시31분에는 ‘입장이 불가하니 귀가해달라’는 내용의 안전문자를 보내면서 원성을 샀다.

 

창원시민 김모(36)씨는 “지난해에도 가족들과 보러 왔지만 큰 불편은 없었는데, 올해는 상황이 너무 달랐다”면서 “최악의 축제로 기억돼 트라우마로 남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함안 낙화놀이 축제 부실 운영에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자 조근제 함안군수가 쓴 사과문. 

함안군공무원노조 게시판에도 “문화관광과 직원들이 함안군 X을 다 팔았다”, “군수님이 사고쳤다”는 글이 올라와있다.

 

이 같은 부정적 여론에 결국 조근제 함안군수는 ”여러 가지 불편을 끼쳐 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사과문을 올렸지만, 성난 여론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인 분위기다.

 

함안 낙화놀이는 연등과 연등 사이에 참나무 숯가루로 만든 낙화를 매달아 불을 붙여 꽃가루처럼 물 위에 날리는 일종의 불꽃놀이다. 최근에는 ‘K-불꽃놀이’, ‘조선판 불꽃놀이’로 인기를 모으며 지역 최대 축제로 자리 잡는 듯했으나, 부실 운영에 최악의 축제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함안=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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