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3분기도 개선 전망
감산효과 가시화… 2024년 초 회복 기대
극심한 불황기를 겪었던 국내 반도체 업계의 실적이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약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조만간 발표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도 소폭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4분기에는 국내 반도체 업계가 완연한 실적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 전반의 관측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1일쯤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통상 10월 첫째 주에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지만, 올해는 추석 연휴 때문에 한 주 뒤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14곳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2.15% 감소한 1조9369억원으로 예상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34% 감소한 68조730억원으로 나타났다.
3분기 영업이익이 2조∼3조원대를 회복할 거라는 당초 시장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6000억원대에 그쳤던 1·2분기와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삼성전자의 실적 눈높이가 다소 하향 조정된 것은 D램과 낸드 감산 규모 확대에 따른 고정비 부담 영향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난 탓으로 풀이된다.
증권가는 반도체 분야로 한정했을 때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 부문 적자가 3조∼4조원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4조3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산업 전반에 감산효과가 반영되면서 일부 제품 중심의 가격이 소폭 개선세를 보이나 전반적으로 감산 및 평택3공장(P3) 초기 가동 비용에 따른 원가부담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또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적자는 1조6855억원으로 2분기 영업손실(2조8821억원) 대비 40% 감소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했다.
메모리 가격은 차세대 제품인 DDR5 등을 중심으로 반등을 시도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DR5 16기가비트(Gb) 제품의 8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3.40달러로 전달(3.17달러)보다 7.26%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4분기 글로벌 D램 시장이 공급 부족으로 바뀌며 D램 가격이 3분기 대비 17.8%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내년까지 가격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수출도 개선세에 접어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반도체의 수출은 99억달러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1분기 월평균 68억6000만달러로 저점을 기록했고, 2분기 75억5000만달러, 3분기 86억달러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산업부는 메모리 감산 효과가 나타나고 현물 가격이 반등하고 있는 데다 고성능 제품의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수급 상황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 등에 힘입어 국내 9월 무역수지는 37억달러 흑자로 4개월째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하며 1년 내 최저 감소율을 나타냈다. 다만 수입액은 전년 동기대비 16.5% 감소하면서 ‘불황형 흑자’라는 한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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