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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폭행男, 전여친 숨진 뒤…“더 좋은 여자 만나야지”

입력 : 2024-05-03 00:10:00 수정 : 2024-05-03 01: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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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내 딸 죽이고 거리 활보”…구속 수사 촉구
전 여자친구 폭행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20대 남성(왼쪽)과 숨진 20대 여성. JTBC 보도화면 갈무리

 

경남 거제시에서 헤어진 전 여자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주변에 “이제 더 좋은 여자를 만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경찰과 JTBC 등에 따르면 폭행치사 혐의로 입건된 A(20)씨는 전 여자친구 B(20)씨가 사망한 사실을 알면서도 지인들에게 “여자친구랑 헤어졌다”, “더 공부 잘하고 더 좋은 대학 가서 더 좋은 여자를 만날 거다” 등의 말을 했다. A씨는 B씨의 자취방에서 범행 후 B씨가 병원에 이송된 뒤에도 떠나지 않고 그 방에서 태연하게 잠도 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의 한 친구는 “친구 집에 갔는데 가해자가 너무 편하게 자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A씨는 앞서 지난달 1일 오전 8시쯤 B씨의 주거지인 경남 거제의 한 원룸에 무단 침입해 B씨의 머리와 얼굴 등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리고, 숨지게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사건 후 외상성 경막하출혈 등으로 전치 6주 진단을 받아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B씨는 지난달 10일 고열과 함께 갑작스레 상태가 악화했고, 당일 오후 10시18분 숨졌다.

전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해 입원 치료를 받다 숨진 여성. JTBC 보도화면 갈무리

 

경찰은 B씨 사망 다음 날 A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으나 검찰이 긴급체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불승인하면서 A씨는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경찰이 A씨에게 연락했을 때 자기 위치를 말해서 경찰과 만났고, 긴급체포에도 순순히 응한 것에 비춰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긴급한 상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숨진 B씨와 A씨는 같은 고등학교 출신으로, 2학년 때부터 교제를 시작해 약 3년간 관계를 이어나갔다고 한다. A씨는 B씨를 따라 대학교에 진학했고, 아르바이트 장소에 찾아와 항상 지켜보는 등 사귀는 2년 내내 집착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교제 기간 수차례 다퉜던 두 사람은 교제와 이별을 반복했으며 사건 당시에는 헤어진 상태였다. 또 2022년 12월부터 이번 사건까지 총 12건의 데이트 폭력 관련 신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에는 A씨 폭행으로 B씨에게 스마트워치가 지급된 사건도 있었으며 대부분의 신고는 서로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해 종결됐다.

 

A씨는 이번 사망 사건과 관련해 병원 의료과실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A씨 폭행이 B씨 사망의 직접적 원인으로 확인되지 않는 상태다. B씨 유족은 스토킹 등 추가 범행 진상을 밝혀달라며 지난달 16일 A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했다. B씨의 어머니는 지난달 18일 경남경찰청 앞에서 A씨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딸을 죽인 가해자는 구속도 되지 않고 지금도 거리를 활보하고 다닌다”며 “수사당국은 피해자와 유족이 피를 흘리고 있는데 가해자 인권만 지켜주고 있다”고 오열하기도 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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