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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두 영풍사장 “MBK와 설립 중인 펀드 10년 확약… 단기 엑시트 없다”

입력 : 2024-11-22 06:00:00 수정 : 2024-11-22 10: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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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매각설, 고려아연 악의적 프레임
최 회장, 해외법인 늘려서 방만 경영
회사 실체 파악…부실사업 정리해야
MBK에 좋은 경영자 찾아달란 입장”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이 최근 하이니켈 전구체 제조 기술에 이어 21일 제련업도 국가핵심기술로 신청한다고 밝혔다. 향후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매각을 막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왔다. 실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일부 중국 자본이 포함돼 고려아연 경영권을 인수할 시 회사나 기술이 일부 중국으로 매각될 수 있다는 ‘설’이 끊이지 않았으나, 강성두 영풍 사장은 “MBK와 설립 중인 펀드가 10년(운영)을 확약했다”며 “단기에 엑시트(투자금 회수)할 수 없다”고 그 가설을 일축했다.

 

이날 서울 강남구 사옥에서 만난 강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돈이 많이 풀리면서 사모펀드도 좋은 기업이라면 오래 투자하려는 조류가 생겼다”며 이같이 말했다.

 

MBK는 영풍과 컨티뉴에이션 펀드 조성을 검토 중으로, 주주 간 계약 기간이 최소 10년이다. 컨티뉴에이션 펀드란 기존 사모펀드 운용사를 유지하면서 보유하던 우량자산 또는 기업을 신규 펀드로 이전해 투자하는 기법이다.

 

MBK에 중국 연기금이 5%가량 포함돼 ‘중국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데에 강 사장은 “고려아연 측의 악의적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강 사장은 “고려아연을 중국에 팔지도 않고, 팔 수도 없다”며 “팔지 않는다고 정부와 국회에 여러 번 약속한 데다 중국이 전 세계 아연시장의 50%를 장악했는데 고려아연·영풍(세계 점유율 약 10%)이 중국과 손잡는다면 다른 나라에서 독점 방지를 위해 이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 사장은 하이니켈 전구체 제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뒤 해외 매각 가능성이 더 희박해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중국에 매각할 수 없단 걸 스스로 증명했는데 우리가 이를 더 강조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지난 13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철회한다며 주주 등에게 사과했다. 또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오고 회사 경영에만 집중하겠다고 했다. 강 사장은 “회사 경영을 하지 말란 것”이라며 “경영은 유지할 테니 이사회는 자신의 꼭두각시를 하란 뜻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강 사장은 “기업 경영자는 회사를 사유화하면 안 되는데 최 회장의 고려아연 경영을 보면 몇 가지 의문점이 있고 그 금액이 적지 않다”며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와 미국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금액을 합해 1조원이 넘는데 이 실체를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에 법인이 많고 방만하게 벌인 사업도 많은 것으로 보여 회사 실체를 파악하고 우선순위를 가려 부실한 사업은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기화하는 경영권 싸움은 결국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싸움으로 판결 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강 사장은 “알려진 것보다 영풍 측과 최 회장 측 간에 지분 차이가 클 것”이라며 “한국투자증권, 한국타이어 등 최 회장의 우군이라 불리던 세력이 지분을 처분했다고 하고, 국민연금도 알려진 대로 7.5%의 지분을 계속 보유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제1원칙은 수익성”이라며 “자산운용사에 맡긴 기금은 대부분 수익 실현했고 국민연금공단이 직접 관리하는 돈도 일부 처분했을 것이라 봐서 현재 국민연금의 지분은 4% 남짓일 것이라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물산과 엘리엇 합병 전례로 알 수 있듯이, 국민연금이 개별 회사의 경영에 개입하는 건 지극히 삼가야 할 일”이라며 “최 회장 입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중요하겠지만, 유상증자 발행 발표 이후 분위기가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강 사장은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도 고쳐매지 말라’는 속담이 있지 않느냐”며 “최 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해서 유통물량을 다 빨아들인 뒤에 이제 와서 상장폐지를 막겠다며 일반공모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면 진실성을 의심받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최 회장 측은 영풍의 석포제련소 2개월 조업정지 처분을 놓고 ‘이런 회사에 경영권을 넘길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강 사장은 거듭 “우리는 고려아연 경영권을 포기한다고 전부터 말해 왔다”며 “MBK에 20년이 넘는 경험과 인력풀을 토대로 고려아연을 현재보다 낫게 경영할 경영자를 찾아서 도약시켜 달라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강 사장은 “MBK와 어떻게 고려아연 지배구조를 개선해 실제로 주주가치를 제고할지, 기타 사업 계획과 향후 경영 방향은 어떻게 할지 주주 간 협의 중”이라며 “조만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 박유빈·사진 이제원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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