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군이 죽음을 불사하고 전진하는 특유의 전투방식으로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미국에서 제기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미 국방부 당국자와 군사전문가들을 인용해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 파병된 북한군은 러시아군에 앞장서서 위험지역에 투입돼 땅을 확보해 나가는 ‘인간 방패막’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군은 약 40명 단위 부대로 움직이며 그날 자신들이 공격해야 할 지역을 할당받은 뒤 전투 차량 엄호도 받지 않고 사실상 맨몸으로 공격에 나선다고 전했다.
또 아무리 심한 공격을 받더라도 멈춰 서 전열을 가다듬거나 후퇴하지 않고 계속 전진한다고 우크라이나군과 미 당국자들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포화가 쏟아지고 지뢰가 터져도 강력한 동기부여와 규율에 따라 부상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거의 없이 임무에 충실하다고도 한다. 공격에 성공한 뒤에도 그 지역을 확보하는 일은 러시아군이 하고 북한군은 다음 공격을 준비한다고도 했다.
셀레스트 월랜드 전직 미 국방부 국제안보 담당 차관보는 러시아군과 북한군이 훈련 방식과 군대 문화에서 완전히 다른 두 부대라며 러시아군은 규모에 비해 전투 능력이나 규율이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군 사령관 올렉시는 북한 군인들이 “이곳에 죽기 위해 온 것처럼 느껴지며, 그들 자신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이러한 피해를 메우기 위한 추가 파병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며, 그 시기는 “앞으로 2개월 내”라고 했다.
북한군 사망자가 1000명에 달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영국 BBC는 복수의 서방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군 1만1000명 중 이달 중순까지 숨진 인원이 약 1000명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부상, 실종은 3000명으로 추정됐다고 전했다.
이는 한국 국가정보원이 지난 13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보고한 규모와 다르다. 국정원은 북한군 사망자를 약 300명, 부상자는 약 2700명으로 총 3000명 규모 전력 손실이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군 포로를 생포했던 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도 최근 우크라이나 독립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군 사상자 규모가 3000명이라는 추산에 대해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훨씬 많다고 느낀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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