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직후 종전’ 무산되자 강경 발언
러 “원인 해결해야” 조건부 협상 시사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를 향해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면 관세 부과, 제재 등에 나설 것”이라고 압박을 본격화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시작되지 않았을 전쟁을 빨리 끝내자”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쉬운 방법으로 할 수 있고, 아니면 어려운 방법으로도 할 수 있지만 쉬운 길이 더 낫다”면서 “이제는 협상할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러시아 국민을 사랑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는 항상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나는 러시아를 해롭게 하려는 게 아니다”라면서 이 같은 협상 제안이 “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에게 매우 큰 호의를 베푸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동안 대통령에 취임하면 24시간 이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장담해왔다. 그러나 최근 북한 참전 등을 이유로 상황이 복잡해졌다면서 종전이 쉽지 않다고 언급하는 등 입장이 변화했다. 취임 이후에는 “가능한 한 빨리 이 일을 끝내려고 노력할 것”이라면서 러시아 관련 발언 수위를 높여가는 중이다.
다만, 러시아를 향한 강경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 전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취임 직후 종전 약속이 무산된 상황에서 빠르게 전쟁을 끝내는 성과를 내기 위해 특유의 ‘블러핑’(허풍)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의 드미트리 폴랸스키 차석대사는 “단순히 전쟁을 끝내는 문제가 아니다. 우크라이나 위기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안보에 위해를 가한다며 이런 안보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그래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협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봐야 한다”면서 향후 미국이 제시할 조건에 따라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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