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사회서비스형 어르신들이 받는 시급에도 못 미치는 시급을 받고 일을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자괴감에 빠질 때도 있죠.“

지난해 기준 노인일자리 담당자들의 기본급이 월 206만1000원으로 최저임금(2024년 월 환산 206만740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저임금 속 언어폭력 경험 비율도 높아 이들의 근로 조건 개선이 시급하단 지적이 나온다. 

29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최근 발간한 연구보고서 ‘노인일자리 담당자 근로여건 실태조사 연구’를 보면 지난해 기준 노인일자리 담당자의 평균 기본급은 월 206만1000원, 각종 수당은 11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정규직 비율은 4.5%로 대부분은 호봉이 인정되지 않는 비정규직이다. 지난해 6월 2주간 진행된 설문에는 노인일자리 담당자 1701명이 참여했다.  

담당자별 경력, 재직 기간, 고용 형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노인일자리 담당자 급여는 총액 기준으로 편차가 거의 없다. 보고서는 “연공급, 직능급, 성과급도 아닌 상태에서 직무수행에 동기부여나 경력개발, 장기근속 의사에 영향을 주기 어려운 구조”라고 짚었다. 한 담당자는 “노인일자리 담당자로 8년 차 근무 중인데 급여는 올해 입사한 신입 담당자와 똑같다”며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담당자들에게 근무한 연수만큼 근속수당은 꼭 지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인일자리사업 참여 노인보다도 급여가 낮다’는 자조도 흔하다. 현장 담당자들은 “일보다 임금이 현저히 적다”, “일을 하면 할수록 무력감을 느낀다”고 토로한다.

현장에서는 언어폭력 등 권익 침해도 횡행하고 있다. 폭력 경험 관련 문항에 ‘언어폭력(욕설, 협박 등)’ 응답률은 31.4%로 나타났다. 그 외에 ‘위협 또는 굴욕적 행동’(17.8%’, 성희롱 및 성폭력(신체접촉, 신체 노출 등)(8.0%) 비율도 낮지 않았다. 본인이 아닌 직장 내 동료들이 노인일자리 참여 노인으로부터 폭력을 목격한 사례를 조사한 결과도 이와 유사했다. ‘언어적 폭력’(욕설, 협박 등) 응답률이 42.5%로 가장 높았고, ‘위협 또는 굴욕적 행동’(26.7%), ‘성희롱 및 성폭력’(신체접촉, 신체 노출 등)(13.6%) 순이었다. 

기관 내 정규직 사회복지사 직원과 차별받고 있다고 느끼는 응답률도 높았다. 임금 및 각종 수당에서 ‘매우 차별’ 35.9%, ‘약간 차별’ 38.7%를 차지했고, 복리수행에서 ‘매우 차별’ 28.3%, ‘약간 차별’ 응답은 33.0%였다. 포상 및 인센티브도 ‘매우 차별’ 30.2% ‘약간 차별’이 31.4%를 차지해 높은 비율을 보였다.

담당자들은 현재 배치 기준보다 담당자 1명당 노인 규모가 더 줄어야 한다고 본다. 설문에서 노인일자리 담당자의 적정 규모 의견은 공익활동 124.5명당 1명, 사회서비스형 69.0명당 1명, 시장형사업단 51.0명당 1명, 취업알선형 78.1명당 1명이었다. 지난해 기준 배치 기준은 공익활동 150명당 1명, 사회서비스형 100명당 1명, 시장형사업단 120명당 1명, 취업알선형 100명당 1명으로 담당자들 의견과는 차이가 컸다.

보고서는 담당자 인건비 상향 및 경력에 따른 차등 지급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담당자들의 자조 섞인 말들은 그간 인력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했는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경력에 따른 보상체계가 부재해 의미 상실과 의욕 감소로 이어진다”고 했다. 이어 “근속연수 경력을 반영해 1~2년 차 미만, 2~4년 차 미만, 4년 차 이상 등에 따라 추가 수당 지급 또는 기본급 기준 체계를 마련해 경력에 따른 급여의 차등 적용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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