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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통합의 리더로 거듭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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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27 22:58:02 수정 : 2025-04-27 22: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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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지역 몰표로 결선 없이 본선행
오락가락 실용 행보로 혼란 자초
수락연설서 “통합 책임 완수” 역설
(고양=뉴스1) 안은나 기자 = 21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두팔 들어 인사하고 있다.(공동취재) 2025.4.27/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어제 6·3 대선의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예상대로 이 후보는 충청 영남 호남에 이어 수도권 강원 제주까지 전 지역에서 1위에 오르며 결선 투표 없이 본선에 진출했다. 90%에 육박한 누적 득표율은 제왕적 총재 시절에도 없던 수치다. 이 후보의 승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상황 속에서 일찌감치 예견됐지만 이런 몰표는 민주당의 ‘이재명 일극 체제’가 강화된 결과다. 민주당은 경선룰도 수십 년 운용해온 국민경선 방식에서 이 후보에게 유리한 권리당원 방식으로 변경했다.

 

경선에 참여한 김동연 후보는 “특정 후보에게 90%에 가까운 표가 몰리는 것은 건강하지 않고, 정권교체 그 이상의 교체를 위해서도 경고등이라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는데, 맞는 지적이다. 견제 세력이 사라진 당은 한 방향으로 폭주하면서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민주당이 윤석열정부에서 총리와 장관, 검사 등 30건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13건을 강행 처리한 게 그 사례다. 김 후보가 말한 대로 ‘역동성과 다양성이 있는 더 큰 민주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이 후보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

 

이 후보는 경선 기간 중도 실용 행보를 보였다.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라며 친기업·친성장을 강조했다. 대기업 회장을 찾아가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된다”고 격려했다. 어제 후보 수락 연설에서도 “이념·진영에 얽매여 분열과 갈등을 반복할 시간이 없다”고 했다. 백번 맞는 얘기이지만 이 후보는 당내 강경파와 지지층이 반발하면 말을 뒤집곤 했다. 최근엔 상법 개정안과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소액 주식 투자자나 농민 표를 겨냥한 ‘표퓰리즘’일 뿐 성장과는 거리가 먼 정책들이다. 어느 쪽이 진심인지 유권자는 혼란스럽다. 보다 정제된 공약을 내놓고 일관된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는 현재 진행형이다. 하급심에서 유·무죄가 엇갈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대법원이 속도를 내고 있어 대선 전 판결이 나올 수 있다. 어떤 결론이 나와도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국회를 향해서도 관용과 자제, 대화와 타협이 부족했다고 질타했다. 국회 다수당을 이끌었던 이 후보를 겨냥한 말 아닌가. 이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민생을 회복하고 경제를 살려내겠다”며 “더 낮은 자세로 국민 통합의 책임을 확실히 완수하겠다”고 역설했다. 국민은 이 말을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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