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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극단적 ‘美 우선주의’로 대혼돈 야기한 트럼프 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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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27 22:57:44 수정 : 2025-04-27 22: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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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ident Donald Trump points as he arrives at Newark Liberty International Airport in Newark, N.J., Saturday, April 26, 2025, upon returning from a trip to attend the funeral of Pope Francis at the Vatican. (AP Photo/Evan Vucci)

지난 1월20일 백악관에 재입성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보다 더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를 밀어붙이며 세계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집권 1기 때 몇몇 참모의 반대 속에 접어뒀던 관세 카드를 꺼내 들고는 중국은 물론 동맹국에까지 무차별 관세 폭탄을 퍼부었다.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확립된 자유무역체제가 ‘트럼프 100일’ 만에 붕괴 위기에 처했다. 우리도 저성장·수출 감소·고환율이라는 복합위기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으로 자유주의 진영 대 권위주의 진영 간 대립 구도도 와해했다.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을 맞아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의 침공 책임을 담아 상정된 유엔총회 결의안에 미국이 북한, 러시아와 함께 반대표를 던진 것이나, 같은 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몰아세운 뒤 사실상 쫓아낸 것이 단적인 예다. 여기에 동맹 관계를 일종의 금전 거래로 치환, 혼란을 부채질했다. ‘글로벌 리더’로서의 미국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는 당연하다.

 

미국 사회 소수계층과 약자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등을 대거 폐기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또 반유대주의 방치 등을 문제 삼아 컬럼비아대와 하버드대 등에 정부 보조금 지원 중단을 압박해 대학 자율권 논란을 야기했다. 그동안 미국이 중시해온 자유와 개방의 가치에 반한다는 비판 목소리가 비등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맡긴 연방정부 구조조정은 일부 공감대가 있었음에도 너무 과격해 역풍을 불렀다. 그야말로 혼돈의 100일이다.

 

이러다 보니 미국 내에서도 반트럼프 시위가 거세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이 지난 25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42%에 그쳤고, 부정 평가는 54%로 나타났다. 앞으로 트럼프식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의 공세가 어디로 튈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최근 우리는 미국과의 통상협의에서 모든 사안을 묶은 ‘7월 패키지’ 합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돌발 변수에 대비, 경계심을 늦춰선 안 된다. 압박과 회유를 반복하는 변칙스러운 마가 정책의 희생양이 되어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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