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내 비판론 역풍 맞은 트럼프
“2∼3주 내 中과 재조정할 수도”
車부품 일부 관세 면제도 밝혀
中은 美 반도체 관세 일부 철회
양측 강대강서 물밑협상 여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하면서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와 세계 경제는 또다시 거센 소용돌이 속에 들어섰다. 특히 관세 폭탄으로 촉발된 무역전쟁 등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경쟁에 불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27일 관련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출범과 동시에 본격화한 미·중 무역전쟁은 출구 없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듯하다가 최근 일부 완화 조짐을 보이는 상황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측과의 협상이 매일 진행 중이라며 2∼3주 안에 중국에 대한 관세율을 재조정할 수 있다는 유화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일축하면서도 최근 미국산 반도체 일부 품목에 부과하던 125% 관세를 별다른 공표 없이 철회하며 물밑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자국 자동차 업체들을 위해 자동차 부품과 관련한 일부 관세를 면제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에도 관세를 무역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삼았지만 2기 들어서는 속도, 강도가 전례 없는 수준이다. 미국은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자동차, 전자제품 등 주요 품목에 최대 145%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 역시 125%에 달하는 보복관세로 맞서면서 양국의 상품 교역은 사실상 중단 위기로 내몰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율이 곧 협상력”이라는 입장을 반복하며 협상 테이블을 압박하고 있지만, 중국 역시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양국 모두 “협상의 문은 열려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략 경쟁에서 양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세계 1, 2위의 경제대국인 미·중 간에 무역 갈등을 넘어 글로벌 패권 경쟁의 성격이 짙어지는 상황이다.
관세 갈등이 일시적으로 봉합된다 하더라도 반도체, 해운·조선,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분쟁 등을 두고 양국의 전략 경쟁은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10월부터 중국 해운사와 중국산 선박 운영사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 역시 중국은 이미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미국이 우크라이나, 중동 지역에서 눈을 돌려 인도태평양 지역에 외교·군사력을 집중할 경우 군사·안보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예측이 제기된다.
중국이 관세전쟁 카드로 내놓은 핵심 광물 수출 통제 강화가 미국 무기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변수다. 미국 국방 조달 정보업체 고비니 연구진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장악한 안티모니와 갈륨, 게르마늄, 텅스텐, 텔루륨 등으로 제작된 무기 부품 8만개를 식별한 뒤 “(미국의) 모든 무기 시스템 가운데 78% 가까이가 잠재적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는데 이에 따라 양국 통상 갈등이 안보 관련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까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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