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내부통합 부족 탓이란 지적 많아
李, 성장 강조하며 중도 표심에 구애
정책 불확실성 걷고 신뢰 높일 필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선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고 본선으로 향한다. 충청, 영남, 호남, 서울·수도권·강원·제주 순회경선에서 9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얻으며 대세론을 확인한 이 후보는 27일 민주당 대선 경선을 무난히 통과하고 ‘정권 교체’의 깃발을 손에 들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이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 후보 앞길엔 여전히 넘어야 할 험로가 적지 않다.

이 후보는 이날까지 진행된 전국 순회경선 투표와 국민선거인단 투표를 합산한 결과 총 득표율 89.77%로 당원과 지지자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이 후보는 권리당원·대의원·재외국민선거인단의 90.32%(62만3695표)의 마음을 얻어 당 장악력을 입증했다. 총 투표율은 114만1827명 중 69만514명이 참여해 60.47%로 드러났다. 이 후보는 이날 집계된 서울·수도권·강원·제주 권역에서도 91.54%를 획득하며 마지막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국민선거인단은 89.21%에 달하는 지지를 이 후보에게 몰아줬다.

이 후보가 당면한 과제는 ‘비명(비이재명)’계 흡수다. 20대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정권을 내준 이후, 민주당 내에서는 ‘내부 통합’ 부족이 패인으로 지적돼 왔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이제부터 김동연의 비전이 이재명의 비전이다. 이제부터 김경수의 꿈이 이재명의 꿈”이라며 “더욱 단단한 민주당이 되어 ‘원팀’으로 승리하겠다”고 통합을 강조했다.

김경수·김동연 후보 캠프를 비롯해 친문(친문재인)계와 22대 총선 공천에서 고배를 마신 전직 의원들로 구성된 ‘초일회’도 통합의 주요 대상으로 거론된다.
원팀이 완성되면 본격적으로 ‘중도층 공략’이라는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역대 대선은 대부분 양 진영을 최대치로 동원한 후 중도층의 표를 누가 더 많이 가져 오느냐로 승부가 결정됐다. 당내에서 갑론을박이 있었으나 이 후보는 ‘중도 보수’ 영역을 민주당이 담당하겠다고 선언했고, 성장을 강조했다.

중도층을 설득하기 위해선 정책의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정책 신뢰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경선 당시 이 후보는 공식적인 노출을 줄이고 정책에 맞춰 현장을 방문하는 행보를 지속해왔다. 전체적인 정책의 얼개만을 제시한 셈인데, 본선이 시작된 만큼 구체적인 정책의 그림들도 제시해야 한다는 평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의 이 후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선고도 이 후보가 넘어야 할 산이다. 전합은 22일 첫 심리를 한 후 이틀 만인 24일 두 번째 합의기일을 여는 등 이례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5월 하순에는 선고가 내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5월에도 이 후보의 대선 가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갈림길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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