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선언 전까진 국내 언론 대신 외신 택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에 대해 “매우 고통스럽다”며 “상호 ‘윈-윈(win-win)’하는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범보수 대선주자로 부상한 한 대행이 연일 외신 인터뷰를 이어가는 데는 ‘통상 전문가’로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올린 전 세계 관세전쟁에 대응할 적임자라는 인식을 주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국정 책임자로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한 리더십을 보여주려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28일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영국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가졌다. 한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발표했다가 90일 간 유예 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해 “충격 요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동차와 철강 등에 이미 부여된 품목별 관세로 피해를 보는 상황에 대해 “매우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와 안보를 묶어 ‘원스톱 협상’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선 “미국과의 협력적 협상을 통해 상호 윈윈하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언급에 대해선 “미군의 주둔은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한국은 어떤 문제든 ‘비충돌적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전략으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언급했다. 또 미국이 주장하는 비관세 장벽과 관련해선 한국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수출 제한으로 인한 구글 지도(구글맵)의 제약을 예시로 언급하면서 “개선할 수 있는 몇 가지 지점이 있다”고 했다.

앞서 한 대행은 지난 1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를 가졌다. 한 대행이 차기 대선주자로 부각된 이후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 나선 적은 없다. 정치적 행보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국내 언론 대신, 외신과 연이어 인터뷰를 갖고 외교와 안보, 통상 현안에 대해 인터뷰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한 것이다. 지도자로서 정치적 존재감을 내비치면서도 정치 참여 선언을 하기 전까진 국내 정치와 거리를 두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한 대행은 이번 주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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