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GBI 편입… 달러 의존 줄여야”
미국발(發) 금융충격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국내 생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원화의 국제 결제가 가능해질 경우 미국발 금융충격의 영향을 줄일 수 있어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 원화 국제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15일 ‘달러패권과 미국발 충격의 글로벌 파급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태확률일반균형(DSGE) 모형을 통해 분석한 결과, 통화 긴축 등 미국의 금융리스크가 고조되면 달러가 ‘국제금융(안전자산·운전자본)’과 ‘무역결제’의 두 가지 측면에서 국내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

미국발 금융리스크 발생 시 시장의 위험회피성향이 커지며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가 증가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수입물가와 국내 금리가 상승해 국내투자와 소비가 위축된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국내 기업의 운영 자본 융통 시 높은 달러화 의존도도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기업은 해외에서 중간재 등을 조달할 때 달러를 사용한다. 그런데 금융리스크로 미국의 금융여건이 악화해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 달러를 확보하기 어려워 생산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 시 국내 수출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무역수지가 개선된다는 통념과 반대된다.
다만 한은은 달러의 국제금융 기능이 없어지거나, 원화로 수출대금 결제가 가능할 경우 미국발 충격에 따른 생산 감소 폭이 각각 3분의 1, 4분의 1가량 축소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향후 예정된 WGBI 편입을 통해 우리 국채의 투자매력도가 제고될 경우 환율 상승압력이 일부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원화 국제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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