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관세협상 바통 이어받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후속 합의 돌파구 주목

입력 : 2025-09-15 18:18:48 수정 : 2025-09-15 19:06:04
이현미·이동수·박영준 기자

인쇄 메일 url 공유 - +

김정관 산업 이어 릴레이 방미

현대차 16일부터 日에 관세 역전
대미수출 최대 위기 직면 기류 속
여 “쌀·소고기 개방 없어” 선 긋기

협상 장기화 땐 기업피해 우려에
대통령실 “국익 중심 최대한 노력”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이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릴레이 방미’에 나섰다. 양국은 한국의 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3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투자 방식과 이익 배분 등을 놓고 갈등하고 있다. 정부가 대미 수출 관세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최대한 시간을 두고 협상한다는 방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여 본부장의 방미 성과에 따라 후속 협상의 장기화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여 본부장은 1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익에 부합하고 합리적인 협상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만났던 김 장관이 귀국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릴레이 방미다.

출국하는 통상본부장 한·미 관세협상 관련 후속 협의를 위해 방미길에 오른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공항=뉴시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말 관세 합의 이후 구체적 내용에 이견을 보이며 문안 서명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국익에 반하는 불합리한 안에 서명할 수 없다며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25% 상호관세를 당분간 감수하는 방안도 대안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

당장 16일부터 일본 자동차와의 관세 격차가 벌어진 현대차그룹 등에 유탄이 떨어진 상황이다. 그동안 가성비로 승부해온 현대차는 25%의 품목 관세를 적용받는 반면에 미·일 협상 서명을 마친 일본차에는 15% 관세가 적용된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세타 엔진’ 리콜 사태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한국의 직접 투자 △미국이 투자 대상 선정 △미국이 이익 90% 환수를 요구하고 있다. ‘보증·대출·보조금’ 형태로 대미 투자 펀드에 ‘투자’하기를 원하고, 원금은 상환하되 이익은 배분할 수 없다는 정부 입장과 간극이 큰 상황이다.

여 본부장은 이날 한·일 관세 격차로 기업 부담이 커진다는 우려와 관련해 “균형 잡히고 공정한 결과를 만들기 위한 지난한 협상의 과정”이라고 했고, 쌀·소고기 등 민감 품목을 추가 개방할지에 대해선 “신규 개방은 없다”고 말했다.

15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도 국익 수호라는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세협상이 장기화할 경우 국익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장기(화)와 국익 훼손에 대한 부분은 어떤 근거로 말씀하시는지 잘은 이해가 안 된다”며 “협상 기간과 국익이 꼭 연결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협상 장기화 여부는 구원 투수로 투입된 여 본부장의 방미 성과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김 장관이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나 서로의 입장을 다시금 확인했고, 이를 토대로 전문가인 여 본부장이 협상 여지가 있다는 것을 포착해 실질적인 협상을 하러 간 것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여 본부장의 방미는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전해졌다. 당초 여 본부장은 16∼17일 국내에 공식 일정이 있었고, 지난주까지만 해도 미국 방문은 고려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의 방미 이후 협상 여지를 보고 급하게 결정했을 가능성과 함께 교착 상태가 이어지자 최고 전문가로서 발걸음을 옮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허 교수는 “일각에선 관세 협상 후속 협의가 장기회된다고 우려하지만 어느 순간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일본과는 다르게 우리 기업이 최소한 숨을 쉴 수 있는 재량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느라 길어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피니언

포토

아이들 슈화 '반가운 손인사'
  • 아이들 슈화 '반가운 손인사'
  • 신예은 '매력적인 손하트'
  • 김다미 '깜찍한 볼하트'
  • 문채원 '아름다운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