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 피해자, 범죄 수익 은닉 피의자로 입건
지난해 서울 송파구의 무인 창고에서 수십억원의 현금이 도난당한 사건 관련 경찰이 자금 출처가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도난 피해자가 수사 선상에 올랐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7월 현금 도난 피해자인 30대 남성 A씨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A씨가 창고에 보관해 온 현금 수십억원의 출처가 불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해당 돈이 ‘사업 자금’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수익금 17억원과 투자받은 돈 50억원 등을 2022년부터 보관해 왔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A씨 진술의 신빙성 등이 확인돼야 돈을 돌려줄지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A씨가 수십억원대의 자금을 어떻게 조성했는지 소명 여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앞서 창고 관리인 40대 남성 심모씨는 지난해 9월12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 사이 송파구 잠실역 인근 무인 창고에서 근무하다 창고에 보관된 A씨의 현금 약 68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당초 6개의 여행 가방에 들어있던 현금을 빼고 A4 용지로 안을 가득 채우는 치밀함도 보였다.
가방 2곳에는 ‘내가 누군지 알아도 모른 척 해라. 그러면 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메모를 남겼다. 당시에도 창고에 있던 거액의 현금 출처에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재판에 넘겨진 심씨는 지난 4월 야간방실침입절도 등 43억원을 절도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검찰과 심씨가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이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