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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시작되는 역대급 오케스트라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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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12 09:07:01 수정 : 2025-10-12 19:06:12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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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한국 클래식 무대가 역대급으로 화려하다. 런던필하모닉을 시작으로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등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들이 잇따라 내한한다. 그 수가 열세곳에 달하는데 모두 전통과 명성, 실력과 개성에서 정상급으로 손꼽히는 악단들이다.

 

◆두다멜, 17년 동행 LA필과의 작별 무대

 

가장 먼저 무대를 여는 런던필은 14일 서울을 시작으로 18일까지 네 차례 전국을 돌며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협연 무대를 연다. 에드워드 가드너 수석지휘자의 지휘 아래 손열음의 예리한 감각이 기대되는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과 브람스 교향곡 2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21, 22일에는 구스타보 두다멜이 이끄는 LA필하모닉이 국내 클래식 팬을 찾아온다. 두다멜은 베네수엘라의 청소년 음악 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가 배출한 젊은 거장이다. 내년 뉴욕필 이적을 앞두고 LA필에서 17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고별 무대다. 첫날에는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을 연주한다. 죽음에서 부활로의 여정을 그린 대작을 통해 오랜 동반자 관계의 아름다운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을 상징할 예정이다. 소프라노 첸 레이스와 메조소프라노 베스 테일러, 성남시립합창단과 파주시립합창단이 함께한다.

 

둘째 날에는 미국이 자랑하는 현대음악가 존 애덤스의 ‘격노(Frenzy)’를 한국 초연한 뒤, LA필의 간판 프로그램인 스트라빈스키의 ‘불새’(1919)와 ‘봄의 제전’을 선보인다.

 

10월부터 연말까지 세계 3대 오케스트라를 비롯해서 13개 명문 교향악단이 내한해서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오케스트라의 계절을 연다. 사진은 체코 필의 세묜 비치코프. 각 기획사 제공

◆'올해의 오케스트라' 체코 필, 절정의 기량

 

올가을 가장 주목받는 내한 악단은 세묜 비치코프가 이끄는 체코 필하모닉이다. 체코 필은 1896년 드보르자크가 창단 연주회를 지휘했고, 체코 출신인 말러가 자신의 교향곡 7번을 직접 지휘한 유서 깊은 악단이다. 비치코프는 오랜 세월 악단을 단련시켜 절정의 기량과 완벽한 호흡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클래식매체 ‘그라모폰’이 ‘올해의 오케스트라’로 선정했고, 올해는 ‘BBC 뮤직 매거진’이 오케스트라 앨범상을 수여했다. 2028년부터는 차세대 거장 야쿠프 후루샤가 지휘봉을 이어받을 예정이다.

 

클래식 팬에게 올해 가장 기대되는 무대로 일찌감치 지목된 이번 내한 공연 첫날엔 예술의전당에서 보헤미안 전통의 적장자로서 앨범상까지 받은 스메타나 교향시 ‘나의 조국’ 전곡을 들려준다. 29일 롯데콘서트홀에선 첼리스트 한재민과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 b단조 협연에 이어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RCO의 클라우스 메켈레. 각 기획사 제공
Répétition de l'Orchestre de Paris dirigé par le chef Klaus Mäkelä et accopagnée de la soprano Mari Eriksmoen et de l'alto Wiebke Lehmkuhl, le 29 novembre 2022 à la Philharmonie de Paris.

◆세계 3대 오케스트라의 향연 펼쳐지는 11월

 

11월에는 세계 3대 오케스트라가 약속이라도 한 듯 차례로 방한한다. 첫 주자는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188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창설된 RCO는 말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스트라빈스키 등이 직접 지휘했던 세계 최정상 악단이다. 이번 내한은 2027년부터 RCO 수석지휘자로 취임할 젊은 스타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가 지휘한다. 오슬로필과 파리오케스트라를 이끄는 20대 마에스트로인 메켈레는 올해 파리오케스트라와 임윤찬 협연 무대로 이미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5일에는 피아니스트 키릴 게르스타인이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하고, 이어 버르토크의 ‘관현악 협주곡’을 연주한다. 6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로자코비치가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협연한 뒤 말러 교향곡 5번이 연주된다.

 

베를린 필의 키릴 페트렌코. 각 기획사 제공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은 상임지휘자 키릴 페트렌코의 지휘로 7일부터 9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사흘간 무대를 펼친다. 완벽주의자로 알려진 페트렌코가 한층 세련된 사운드로 진화시키고 있는 베를린 필의 현재를 확인할 기회다.

 

7일에는 바그너 ‘지그프리트 목가’, 슈만 피아노 협주곡(협연 김선욱), 브람스 교향곡 1번을, 8일에는 야나체크 ‘라치안 춤곡’, 버르토크 ‘중국의 이상한 관리 모음곡’,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1947)를 연주한다. 마지막 날인 9일에는 슈만 ‘만프레드 서곡’과 피아노 협주곡(협연 김선욱), 브람스 교향곡 1번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페트렌코는 바그너 해석의 정통 후예로 꼽힌다. 젊은 시절 ‘니벨룽의 반지’ 전곡을 연속 공연하며 이름을 알렸고,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의 링 사이클을 성공적으로 지휘하며 바그너 전문 지휘자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지그프리트 목가’가 특히 기대된다.

 

빈 필의 크리스티안 틸레만. 각 기획사 제공

3대 오케스트라 연속 공연의 대미는 빈 필하모닉이 장식한다. 독일 낭만주의의 대가 크리스티안 틸레만의 지휘로 19일에는 슈만 교향곡 3번 ‘라인’과 브람스 교향곡 4번을, 20일에는 브루크너 교향곡 5번을 무대에 올린다. 브루크너 해석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틸레만 특유의 철학적 깊이와 카리스마가 기대된다.

 

임윤찬

◆12월에는 임윤찬의 라벨, 클라라 주미 강의 시벨리우스

 

송년 무대를 빛낼 악단은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다. 오페라 반주를 주로 하는 이탈리아 다른 악단과 달리 콘서트홀에만 서는 산타 체칠리아는 12월 4일 다니엘 하딩의 지휘로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라벨 피아노 협주곡 G장조를 협연한 뒤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을 연주한다.

 

클라라 주미 강

창단 초기부터 EMI 레코드와 많은 명반을 남긴 영국 명문악단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는 12월 7일 7년 만에 내한해, 2021년부터 수석지휘자로 활동 중인 핀란드 출신 산투 마티아스 루발리의 지휘 아래 무대에 오른다. 시벨리우스 교향시 ‘전설’,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협연 클라라 주미 강), 스트라빈스키 ‘불새’(1945)를 연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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