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 이어 스페인에서 3번째로 큰 도시이다. 스페인 동부 지중해 연안에 접해 있어 해산물이 풍부해 파에야가 탄생했고, 세계적인 오렌지 산지이기도 하다. 연평균 300일의 맑은 날씨를 자랑하는 모든 것이 풍요로운 곳이다. 그런 만큼 예전부터 물류의 유통이 발달했다. 1996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실크 거래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실크 거래소는 15세기에 지어졌다. 실크 거래소는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딕 양식의 도시 건축 양식 중 하나로 손꼽힌다. 중세 성들과 비슷하게 요새 같은 외관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실크 거래소 내부에 들어가면 더욱 웅장한 기둥과 천장 장식에 압도된다.
발렌시아 대성당으로 가보았다. 이 고딕 대성당은 발렌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종교 건물이다. 성당은 이전 무어인들이 지배하던 시절의 모스크가 있던 자리에 지어졌다. 13세기에 짓기 시작하여 17세기에 완공되기까지 400년이 걸렸다. 성당은 고딕 양식이 두드러지지만 여러 건축 양식이 결합되어 있다. 내가 입장했던 철문(Puerta de los hierros)은 대성당을 구성하는 세 개의 문 중 가장 현대적인 모양의 문이다. 스페인에서 보기 드문 이탈리아 바로크 건축 양식을 따르고 있어 스페인에서 성행하던 건축 사조와는 대조적이었다.
성당을 돌아 나오면 또 다른 출입문인 사도들의 문이 나온다. 평상시에는 닫혀있어 관광객들이 들어갈 수는 없었다. 이 문은 원래 모스크 입구였던 곳에 지어졌다. 정면 위를 올려다보면 예수 그리스도의 12사도가 조각되어 있고 이들을 기려 사도들의 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마지막으로 미겔렛 탑쪽으로 가본다. 이 종탑은 발렌시아에서 가장 상징적인 기념물 중 하나이며, 대성당 정문 옆에 있다. 200여개로 이루어진 계단을 걸어 종탑의 꼭대기에 오르면 발렌시아 도시 전체와 비옥한 농경지의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최상층에는 둥근 창문이 있으며, 18세기에 지어진 종탑이 솟아 있다. 이 종탑에는 스페인에서 가장 큰 무게 7.5톤이 넘는 큰 종이 있다. 매 시간 정각에는 지금도 종이 울린다.
이은진 스페인전문가·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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