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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타결·‘불장’에도 거꾸로 오르는 환율

입력 : 2025-11-04 20:00:00 수정 : 2025-11-05 01:10:45
윤솔·구윤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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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외환시장 고질적 구조 지적

美연준 12월 금리인하 소극적 입장
强달러 촉발시켜 환율에 악재 부상
對美투자 年 200억弗도 부담 작용
외인 2.2조 순매도… 4년여 만 최대
환율 장중 한때 1441.2원까지 올라

달러 수요는 늘고 공급은 줄어들어
외환보유액 늘리기 위한 대책 필요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고 코스피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서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의 행보가 불확실한 가운데 한국 역시 대미 투자 청구서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달러 공급이 부족한 한국 외환시장의 고질적인 구조 때문에 환율이 내리기 쉽지 않다며 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증시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있다. 뉴시스

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주간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9.1원 오른 1437.9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장중 1441.2원까지 치솟으며 지난달 23일 이후 처음으로 1440원대를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조2159억원을 순매도하며 환율을 끌어올렸다. 이는 2021년 8월13일(2조6990억원) 이후 4년3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이처럼 오른 환율은 다시 외국인 투자자 이탈을 부추기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경제학)는 “자동차·반도체 부문은 수출 실적 등이 주가를 견인하고 있지만, 환율 상승 폭이 너무 커지면 외국인 투자자가 더 빠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환율 상승의 배경에는 미 연준에서 촉발된 강달러 영향도 있다. 앞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4.00%까지 낮췄지만, 제롬 파월 의장이 12월 금리인하에 대해 강하게 선을 긋자 시장에선 ‘매파적 금리인하’라는 평가가 나왔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준 총재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더 우려된다며 추가 금리인하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3일(현지시간) 전날보다 0.24% 오른 99.975를 기록했다.

 

한·미 관세협상은 대미투자 연간 한도가 200억달러로 정해지며 ‘선방’했다는 평가지만 간접적인 환율 상승 압력을 배제할 수 없다. 소재용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매년 200억달러라는 금액은 기존 대미투자에서 거의 2배를 올린다는 뜻”이라며 “외환시장 수급에 부담을 주지 않는 규모라고 하지만 환율 하락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외환보유액에 손대지 않고 이자·배당 등 운용수익을 활용해 200억달러를 조달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로 인해 외환보유액 복원 여력이 약화할 우려도 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데이터를 보면 외환당국이 시장안정을 위해 대규모 달러 매도 개입을 했을 때 외환 운용수익이 개입으로 인한 감소분을 상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운용수익 상당 부분을 대미투자에 사용한다면 매도 개입 시 외환보유액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대외건전성 측정 지표 중 하나인 단기외채 대비 외환보유액 비율은 상승한다”면서 “정부가 밝힌 현금 납입 시기 및 금액 조정 근거 마련의 구체적 내용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최근 환율 상승은 관세협상과 같은 ‘빅 이벤트’보다 국내 외환시장의 고질적인 구조 탓이라는 의견도 많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환율 상승은) 구조적으로 달러화 수요가 많고 공급은 줄고 있기 때문”이라며 “달러를 한국에 공급하는 쪽은 아무래도 수출 기업들인데, 요즘 수출 기업들은 미국 내 투자 자금 수요에 대비해서 벌어들인 달러를 시장에 내놓고 있지 않다”고 짚었다. 수출 기업들이 환율 동향을 살피며 더 유리한 환율에 환전하려는 대기 수요도 있다고 봤다.

 

김 교수도 “미국 주식 및 직접투자가 늘면서 달러 공급에 비해서 달러 수요가 늘어나 환율이 오르고 있다”면서 “200억달러 투자 관련 불안감은 지금 당장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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