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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2.5조 ‘매도 폭탄’… 동학개미가 받아내며 4000 사수 [코스피 ‘검은 수요일’]

입력 : 2025-11-05 18:35:00 수정 : 2025-11-05 22:47:28
채명준 기자, 도쿄=유태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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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만에 매도 사이드카 발동

상승 이끌던 반도체·‘조방원’株 급락
삼성전자 -4.1%·SK하이닉스 -1.19%
4200 고지 이틀 만에 장중 3800선
개인투자자, 3일 연속 순매수 나서

日·대만·홍콩 亞 증시도 동반 하락
“AI 버블 터졌다고 보긴 일러” 평가

국내 유가증권시장이 4200 고지를 밟은 지 이틀 만에 장중 3800대까지 주저앉은 것은 인공지능(AI) 업종이 고평가됐다는 ‘AI 거품론’과 ‘코스피 단기 급상승’ 우려가 맞물려 위험회피 심리를 강하게 자극했기 때문이다. 최근 1주일간 이어진 외국인 매도세를 개인 투자자들이 떠안은 상황이어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특히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이 이날까지 3일 연속 순매수에 나선 덕에 결과적으로 코스피 4000선을 지켜낼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코스피는 오전 한때 3900선이 붕괴하며 3867.81까지 밀렸으나 오후 들어 등락을 반복하다 4004.42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급락한 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모니터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AI 훈풍을 타고 코스피 불장을 견인해 왔던 대형주들의 주가가 이번 하락장에서 크게 떨어졌다. 코스피 상승 랠리의 주역으로 ‘11만전자’, ‘62만닉스’로 올라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각각 9만6700원(-6.20%), 53만2000원(-9.22%)까지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두 종목 다 저점을 찍은 뒤 보합세가 강해지며 삼성전자는 전거래일보다 4.10% 내린 10만600원, SK하이닉스는 1.19% 내린 57만9000원으로 KRX 정규장에서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와 함께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던 HD현대중공업(-6.88%), 한화에어로스페이스(-5.94%), 두산에너빌리티(-6.59%) 등 조방원 대형주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틀간 벌어진 하락장세가 ‘AI 거품론’과 ‘코스피 단기 급성장’에 따른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AI 대표주인 팔란티어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전날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것과, 영화 ‘빅 쇼트’의 실제 인물로 알려진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가 팔란티어에 대해 대규모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사실 등이 AI 거품론의 촉매제가 됐다. 전날 나스닥지수는 전 영업일 대비 2.04% 하락한 2만3348.64를 기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AI와 관련 IT(정보기술) 기업의 종목들이 지난 4월을 기점으로 급등했다. 하이닉스의 PER가 20배이고 삼성전자는 18배 정도인데 경쟁자인 마이크론이 11배”라며 “미 증시를 보더라도 어제 주가 하락은 AI 기술주 중심이었다. 실적이 없는 테마주들이 폭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시장이 붕괴했다기보다는 ‘AI 거품론’에 대해 시장이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아직 버블이 터졌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코스피가 이틀 만에 200포인트 이상 빠지자 포모(FOMO·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개미투자자들은 울상이다. 최근 며칠간 외국인이 쏟아내는 물량을 개미투자자들이 떠안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전날 4년3개월 만에 최대 규모인 2조2282억원어치의 물량을 쏟아낸 데 이어 이날도 2조5182억원어치를 매도했다. 지난주부터 국장에 뛰어들었다는 회사원 김모(36)씨는 “국장을 믿지 못해 미장(미국 주식)만 하다 코스피가 무섭게 뛰길래 국장으로 옮겼다”면서 “왜 내가 돈을 넣기만 하면 주식이 떨어지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반면에 하락장을 오히려 기회로 여기는 개인투자자도 다수였다. 이날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상장지수펀드)는 ‘KODEX 200 레버리지’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로 각각 1452억원과 602억원의 자금이 신규 유입됐다. 이는 국내 증시 및 주요 종목 지수를 반영하는 ETF로, 시장 반등 가능성에 베팅한 셈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코스피가 급격히 올라갔는데 그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본다. 빠르게 오른 만큼 빠르게 차익을 실현한 것이다. 펀더멘털이 바뀌거나 실적 전망이 틀린 게 아니다”며 침착한 대응을 주문했다.

 

한편 이날 아시아 증시도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5일 2.5% 하락한 5만212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24일 이후 최저치로, 한때 5%가량 폭락해 5만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그룹(-10.02%), 아드반테스트(-5.95%) 등 AI, 반도체 관련주의 하락폭이 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증시 과열에 따른 단기적인 조정 국면 진입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대만 자취안지수도 1.42% 하락했고 홍콩 항셍지수 역시 전일 대비 0.33% 하락한 채 오전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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